[기자수첩]진정한 ’1월 효과’

◆디지털경제부·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최근 들어 증권가의 오랜 통설이 주식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연말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 랠리’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무참히 깨진 데 이어 대선이 끝나면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증시가 반등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대선 이후 평지 돌출처럼 불거진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 위험요인(리스크)으로 한풀 꺾이고 말았다.

 이처럼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멈추지 않자 증권사들은 연말연시가 되면 다소 호들갑스럽게 얘기하던 ‘1월 효과’에 대해서도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예년 같으면 투자자들의 신년에 대한 기대감 고조로 1월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하는 ‘1월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났겠지만 올해는 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 등 지정학적인 위험요인이 커지면서 1월 효과를 기대하기는 다소 힘들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증권가의 일반적인 시각을 뒤엎고 우리 주식시장은 연초 그야말로 희망을 쏘아올렸다. 물론 연초의 이 같은 상승세는 미국 부시 대통령의 북핵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방안 모색 발언이 나오면서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상쇄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북핵문제·아리크전쟁 등 지정학적인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앞으로 돌출할 어떤 외풍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가 도약의 발판을 확고히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과 희망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국내 증시가 연초 급반등에 성공하면서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지만 과연 국내 증시가 계속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언제 또다시 북핵문제가 악화돼 국내 증시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지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가 기대하는 1월 효과에는 단순히 한국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만을 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1월 효과’는 북핵문제 등 국내 증시를 압박하고 있는 외부 여건이 좋아지고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호전될 것이란 기대감이 현실화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1월 효과’라는 기대감은 연말께 실적이 뒷받침되는 ‘12월 효과’로 되돌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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