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DVD 콤보 제품 뜬다

 이 DVD플레이어는 컬러TV 겸 랜턴이나 나침반 겸 온도계로 쓸 수 있다. 이것도 충분치 않다고 생각된다면 모기도 쫓을 수 있다. 내년 가을에 출시될 예정인 이 휴대형 DVD플레이어는 가전제품 역사상 가장 인기있는 제품으로 평가받는 DVD의 성공에 편승하려는 콤보 제품 추세를 가장 극단적으로 반영하는 제품이다.

 DVD·VHS 콤보 제품이 시판된 지는 벌써 2년째다. 하지만 가전회사들은 DVD플레이어의 인기를 십분 활용하기 위해 DVD플레이어에 디지털 케이블TV 수신기나 홈 극장 패키지 같은 제품을 결합시키고 있다.

 소닉블루는 지난주 컴퓨터에 저장된 MP3 노래와 디지털 사진에 접속할 수 있는 홈 네트워킹 DVD기기를 개발, 시판할 계획이라고 발표해 DVD플레이어가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역할을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고했다.

 시장조사회사 인스탯/MDR의 선임 분석가 미셸 에이브라함은 지난주 DVD와 여러 제품이 결합된 이른바 ‘DVD 콤보 기기’에 관한 새로운 보고서에서 “DVD가 도처에 깔려 있다”고 빗댔다.

 인스탯은 콤보형을 포함한 전체적인 DVD 기기 시장이 2002년 1800만여대에서 오는 2006년 8400만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브라함은 “DVD 콤보 기기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회사들은 DVD플레이어 시장이 성숙되면서 가격이 100달러 미만으로 떨어지자 가격을 떠받치기 위해 MP3, CD, 디지털 사진, 노래방 등 새로운 기능을 DVD플레이어에 부가시키고 있다.

 소닉블루의 이사인 샤론 테일러는 “소비자들은 앞으로 단순한 DVD플레이어만이 아닌 여러 가지 부가기능을 더 많이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가전제품 및 컴퓨터 제조회사들은 이달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될 가전쇼(CES)에서 네트워킹이 가능한 DVD플레이어에서부터 DVD·디지털비디오녹화기(DVR) 콤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콤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 특히 비상한 관심을 끌 제품은 다임러클라이슬러 지프사업부의 라이선스를 받아 ‘지프일렉트로닉스’라는 브랜드로 선보일 ‘DVD·벌레 퇴치기’일 것 같다. 제조사인 파워브랜드에 따르면 이 제품은 캠핑 여행중 텐트를 치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400달러 정도에 판매될 이 플레이어는 4인치 컬러TV 스크린을 갖추고 있으며 AM/FM 라디오, 쌍둥이 튜브형 형광 랜턴 및 신축성 있는 플래시 머리, 비상 플래시, 온도계, 나침반, 소리로 모기를 퇴치하는 기기 등의 용도로 쓸 수 있다.

 고비디오는 2년여전 최초의 공간절약형 DVD·VCR 콤보를 시판했다. 그 뒤 소닉블루의 한 사업부로 편입된 고비디오는 이달 열릴 CES에서 유무선 홈 네트워킹 장비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DVD플레이어 ‘D2730’의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D2730은 리모컨을 이용해 MP3, 디지털 사진, 디지털 동영상 등이 저장된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다. 이 기기는 내년 3월 본격 시판될 예정이며 가격은 대당 250달러 정도다.

 그동안 컴퓨터와 TV를 연결하려는 하이테크 업체들의 시도는 실패해왔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대중 시장에 이미 파고들고 TV와 직접 연결할 수 있는 DVD플레이어가 컴퓨터와 TV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스탯 에이브라함은 모토로라가 DVD·CD·MP3 플레이어와 AM·FM 라디오를 디지털 케이블TV 수신기와 결합한 DCP501이라는 고성능 홈 극장 셋톱박스를 개발, 판매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또 그에 따르면 도시바도 이더넷 포트와 120Gb 하드드라이브를 갖춘 네트워킹이 되는 DVD 기기를 일본 국내 시장용으로 개발중이다.

 에이브라함은 또 삼성, 파나소닉, 톰슨RCA 등 다른 가전회사들이 아날로그 VCR를 사라지게 할 새로운 DVD·DVR 콤보 제품을 개발했거나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DVD·DVR 콤보 제품의 가격은 아직 대당 600∼1000달러로 비싼 편이지만 내년 말이면 4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DVD·DVR 콤보제품 판매는 오는 2006년이면 320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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