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항공여행은 전자우편과 사무실 업무에서 해방될 수 있는 도피처(?)였지만 내년부터는 사정이 달라질 것 같다.
일부 국제항공사들이 내년부터 위성을 이용한 여객기내 초고속인터넷 접속서비스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들 항공사는 탑승객이 자신의 노트북PC로 3만5000피트 상공의 여객기내에서 유료 인터넷 서비스를 얼마나 이용할지를 가늠해보는 시험 서비스를 먼저 실시한 뒤에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기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면 항공기 탑승객은 좌석에서 전자우편과 단문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는데 이를 위해 항공사들은 기내 통신장비를 업그레이드시켜 본격적인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채비에 나서고 있다.
보잉이 주도하는 위성 광대역 서비스업체 커넥시언의 홍보담당자 테란스 스캇은 “기내 인터넷 서비스는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주는 강력한 업무용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커넥시언의 기내 서비스는 내년 1월 15일부터 프랑크푸르트발 워싱턴-댈러스행 루프트한자 항공기에 처음 선보인다. 스칸디나비아항공, 영국항공, 일본항공이 루프트한자에 이어 커넥시언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루프트한자는 이 서비스를 처음 3개월 동안은 무료로 제공하고 영국 항공은 항공편당 30달러 정도를 서비스 이용료로 받을 예정이다. 워싱턴의 홍보회사 크로스비-볼머인터내셔널커뮤니케이션스의 사장 롭 볼머는 이 정도 요금이면 적정선이라고 분석했다. 올 한해 14만마일의 항공여행을 한 그는 “전자우편으로 업무를 많이 처리하기 때문에 기내 금지행위지만 몰래 무선 팜PDA로 메시지를 점검하고 싶은 때가 자주 있었다”고 덧붙였다.
커넥시언 서비스를 하려면 항공기에 데이터를 위성에 전송하고 데이터를 수신하는 두개의 안테나를 설치해야 한다. 그 다음 기내의 서버와 라우팅 시스템이 기내 좌석이나 승객 소유 노트북PC의 무선 네트워킹 카드에 있는 플러그인 포트를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다.
커넥시언 서비스 속도는 내려받기 속도가 최고 1Mbps로 케이블모뎀 속도와 같다. 기내 탑승객이 모두 한꺼번에 접속하더라도 데이터 전송속도가 56Kbps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다.
현재 기내에서의 휴대폰 사용은 비행시스템 운용에 방해가 되고 지상의 셀룰러 네트워크에 치명적 장애를 줄 우려가 있어 금지되고 있다.
커넥시언의 시스템은 데이터를 상시 전송하는 대신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되고 주기적으로 지상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간단한 기내 인터넷 시스템보다 설치비용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간단한 기내 시스템인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의 ‘젯커넥트’는 이미 콘티넨털과 유나이티드항공편 일부에서 제공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버라이존이 비행기 좌석 뒷면에 설치한 핸드세트 전화기인 버라이존 에어폰과 같은 네트워크를 이용한다.
탑승객은 5달러 99센트를 내고 자신의 컴퓨터를 젯커넥트에 연결시켜 게임을 하거나 15분마다 업데이트되는 특정 웹페이지를 검색하고 AOL, 야후, MSN 단문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버라이존은 내년 중반에는 전자우편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보잉의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후원을 받는 텐징커뮤니케이션스도 기내에서 전자우편 접속과 단문 텍스트 메시지 교환 서비스를 제공한다. 캐세이퍼시픽, 바리그, 버진아틀랜틱항공사가 현재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메리칸, 델타, 유나이티드 등 일부 항공사는 지난해 커넥시언 투자를 약속했다가 9·11 테러 이후 항공사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자 투자계획을 취소했다.
세계 항공엔터테인먼트협회의 홍보담당자 롭 브루클러는 현재 일부 항공사가 부가적 매출확대, 고객충성도 제고, 1등석과 비즈니스석 서비스 개선을 위해 커넥시언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내 인터넷서비스 요금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자동차 웹사이트인 에드문즈닷컴(Edmunds.com)의 부사장인 아비 스타인라우프는 대륙횡단 여행중 광대역 인터넷 접속에 50달러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 소프트웨어 회사 아이클럽센트럴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부루커는 시간당 20달러면 적정 요금이라고 꼽았다.
그래도 기내 인터넷 서비스 인기가 쉽게 확산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텐징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피터 렘은 “실시간 위성 인터넷 접속을 시험중이지만 상용 항공기보다는 기업 전용 제트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할인 항공사인 젯블루도 위성을 통해 기내에서 케이블TV를 생중계하는 데 이용하는 장비를 개조해 비교적 쉬운 방법으로 기내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나 기내 웹 이용수요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처지다.
젯블루의 홍보담당자 가레스 에드몬슨 존스는 “탑승객은 기내에서 제안서를 작성하거나 전자우편을 쓰는 따분한 일보다는 맥주를 마시고 TV 프로를 시청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지적했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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