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NHN 공동대표 haejin@naver.com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이공계 진학을 꺼린다고 한다. 그나마 이공계로 진학한 대학생 역시 사법고시 등 고시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다. 왜 이공계를 가기 싫어하는 것일까.
친구들끼리 만났을 때 인기가 가장 좋은 직업은 검사나 의사인 것 같다. 법조계나 의료계에 있는 사람과 친해놓으면 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을 것이다.
언론계나 방송계 쪽에 있는 친구들도 인기가 좋다. 이들은 정치인에 대한 뒷얘기, 연예인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기에 화제에서 중심이 된다.
금융계에 있는 친구들도 환영받는다. 누구나 재테크에 관련된 정보를 듣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공계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서 일하는 사람은 모임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한다. 그가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이 기술적으로는 대단할지 몰라도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에는 너무 어렵고 재미없는 주제다. 또 엔지니어에게는 특별히 신세질 일이 생길 것이 없기에 친해 보려고 애쓰는 사람도 없다.
엔지니어가 주목받을 수 있는 방법은 열심히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차리고 기술을 상용화시켜서 부를 창출하는 길일 것이다.
우리사회에서는 현재 벤처기업이 대박의 상징이나 비리의 온상으로 어이없게 평가되고 있다. 이런 차가운 시각 속에서 벤처기업을 차려 CEO를 하고 싶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술을 개발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알고 있다. 법조인도, 금융인도 중요하지만 상품을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고 세금을 내는 기업들이 늘어나야만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
기술을 열심히 개발하면 그에 대한 커다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회, 기업을 만들고 싶고 기업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사회,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회 분위기가 돼야 한다. 그래야만 이공계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ET단상] 다양한 OS환경 고려한 제로 트러스트가 필요한 이유
-
2
[ET시론]AI 인프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해자(垓子)를 쌓아라
-
3
[기고] 딥시크의 경고…혁신·생태계·인재 부족한 韓
-
4
[보안칼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리 방안
-
5
[ET시론]2050 탄소중립: 탄녹위 2기의 도전과 과제
-
6
[ET단상]국가경쟁력 혁신, 대학연구소 활성화에 달려있다
-
7
[콘텐츠칼럼]게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수립 및 지원 방안
-
8
[김종면의 K브랜드 집중탐구] 〈32〉락앤락, 생활의 혁신을 선물한 세계 최초의 발명품
-
9
[디지털문서 인사이트] 문서기반 데이터는 인공지능 시대의 마중물
-
10
[여호영의 시대정신] 〈31〉자영업자는 왜 살아남기 힘든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