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컴퓨터 업체 IBM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터넷 전화(VoIP)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IBM은 이를 위해 VoIP 정비 시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네트워크 업체 시스코시스템스, 어바이어 등과 잇달아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12일 C넷에 따르면 이번 제휴로 IBM은 시스코와 어바이어의 VoIP 관련 장비를 전세계에 있는 자사 고객 회사 서버 컴퓨터에 통합 설치한 후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IBM은 그 동안 EDS와 휴렛패커드(HP) 등이 장악하고 있던 VoIP 시장에 교두보를 마련, 매출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스와 어바이어 측으로서도 IBM의 우량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공동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세계 컴퓨터 및 VoIP 시장의 최대 실력자인 이들 3사간 제휴는 VoIP 관련 기술이 음성 및 데이터를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 최근 비용절감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기업 고객들에게 최적의 솔루션이라는 사실을 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실제로 최근 음성과 데이터를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는 인터넷 전화와 사설교환기(PBX) 등 VoIP 관련 장비가 기업용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보험회사 로이드는 최근 본사와 전세계 사무소를 연결하는 2500대의 인터넷 전화를 설치한 데 이어 미국의 휴스턴 시도 시스코시스템스와 무려 2만5000대의 인터넷 전화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VoIP 시스템이 이처럼 전세계 기업과 관공서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물론 통신비용 절감 때문이다. 로이드는 지난달 VoIP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 140만파운드(약 27억원)를 투자했지만 앞으로 4년 동안 투자비의 두 배가 넘는 400만파운드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VoIP 관련 장비 시장도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PC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인터넷 전화와 사설교환기 등 VoIP 관련 장비 시장 규모가 처음으로 1억달러(약 1220억 원)를 돌파한 여세를 몰아 최근 극심한 IT불황에도 불구하고 매년 50∼60%씩 확대되고 있다.
한편 공급업체별로는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스가 전세계 VoIP관련 장비 시장의 약 50%를 차지해 압도적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어바이어와 스리콤 등이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분야에서, 또 소넷과 클래런트가 각각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를 대상으로 한 틈새 시장에서 시스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시너지리서치는 분석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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