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가시즌 PC판매 동향

 미 PC 업계가 연말 휴가시즌이 시작된 지난 28일 추수감사절 주말에 일단은 좋은 판매 실적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휴가시즌이 예년에 비해 짧아 전반적인 휴가시즌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C넷에 따르면 미국내 최대 PC 유통 업체인 휴렛패커드(HP)와 e머신즈 등의 추수감사절 주말 판매량이 기대치를 넘어섰다.

 HP는 지난 주말 포토 프린터와 프린터·복사기·스캐너 복합기 등의 일부 제품 판매가 50∼200%까지 증가, 기존 프린터의 판매가 줄어들었음에도 전반적인 프린터 판매가 두자릿수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HP의 미국내 소비자 판매 담당 부사장인 빌 드라시에 따르면 PC의 경우도 데스크톱PC 판매가 크게 준 반면 노트북PC 판매가 늘어나 이를 어느정도 상쇄해줬다.

 e머신즈의 경우 일부 소매망의 매출이 무려 4배까지 늘어나는 등 호조를 보였는데 이는 베스트바이나 월마트와 같은 유통점을 위한 특판 모델을 다수 내놓은데 힘입은 것이다. HP 역시 월마트에 특별 모델을 내놓았었다.

 노트북PC 선두업체인 도시바의 경우도 판매가 기대치에 달했다고 밝혔으나 상세한 내용은 언급을 회피했다. 또 직판업체인 델컴퓨터·게이트웨이와 애플컴퓨터도 매기가 늘었다고만 밝혔다. 애플컴퓨터의 경우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5일 동안 51개 매장에 36만5000명이 다녀갔으며 델의 웹사이트는 주말에 100만건 이상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같은 초반 호조에도 불구하고 PC 업계 관계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휴가시즌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NPD테크월드의 애널리스트인 스티브 베이커는 “PC판매 실적이 10월부터 11월까지 늘어나 정상적인 패턴을 따르고 있다”면서도 “올해 데스크톱PC 판매가 미약해 휴가시즌 총 판매가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점쳤다.

 실제 현재 미국의 소비자들은 PC를 새로 구매하는 대신 기존 PC를 업그레이드해 수명을 늘리고 CRT 모니터를 평판 모니터로 바꾸거나 프린터를 업그레이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새로 PC를 구매할 경우 아예 노트북PC를 사고 있다.

 모건스탠리도 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의 휴가시즌이 지난해에 비해 6일이나 짧고 주말도 두번이나 적다는 점을 들어 올해 판매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HP의 CEO인 칼리 피오리나조차 3일 애널리스트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주말의 강한 판매가 이번 짧은 휴가시즌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 바 있다.

 베이커는 “이번 휴가시즌 데스크톱PC 판매가 지난해 시즌에 비해 10% 줄어들 것”이라며 “노트북PC 판매가 10% 늘기는 하겠으나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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