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中企 IT화 투자

◆김현봉 (한국SW산업협회 ERP협의회 위원장 khb@koreahinet.co.kr) 

 지난해 2월부터 산업자원부와 유관기관이 추진해온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은 정보화대국을 향한 마스터플랜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1단계 사업이 수혜대상 3만여 기업, 지원액 700여억원 규모로 마무리됐다는 사실은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과 파장이 클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이 사업의 기본취지는 e비즈니스 국가전략의 하부기반이 되는 중소기업의 정보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목적한 바에 따른 성과가 있었느냐에 대한 것은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은 거시적인 차원에서 국가인프라에 대한 투자라는 관점으로 봐야 할 것이다. 도로를 닦고 다리를 놓는 데에는 해마다 수조원의 공공재원이 투입된다. 반면 IT인프라에 공공재원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낯설어 한다.

 1단계 사업에 대해 투입이 완료된 765억원은 한강다리 하나를 건설하는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지만 이에 대한 효과는 전산업과 국가경제의 미래를 가름할 중요한 투자다. 물론 인프라 구축에 단번의 효과를 논하거나 기대하는 것도 무리지만 초반의 부작용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아껴야 할 것이다.

 투자에 따른 효과를 측정하는 기준은 다면적이어야 한다. 직접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간접효과도 중요하고, 의도하지 않은 부메랑효과도 있을 것이다.

 이번 사업은 본래의 목적 이외에도 부수적인 효과를 충분히 얻었다고 판단된다. 특히 IT경기의 불황 속에서 IT업계의 고용창출과 경기지속 효과를 가져온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산업부문의 IT화’라는 국가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IT업체가 중요한 축을 담당해야 하며 IT업계의 견실한 성장은 기업IT화를 실속있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또 3만개 사업은 IT공급 업체들에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여기서 창출된 경쟁력이 이제는 해외시장 개척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의 경향은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 정책과 제품을 함께 수출하는 이른바 토털솔루션이 되고 있어 무척 고무적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사업의 부메랑효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몸의 질병도 지속적인 처방과 시술이 필요하듯 지속적인 투자와 정책보완은 사업성공의 필수요소다. 정부의 3만개 중기 IT화 지원사업은 IT인프라의 씨를 뿌린 것이나 다름없다. 정책사업이 일회적인 투자와 방치로 귀결되던 것은 옛말이다. 지속적인 관심 속에서 자양분을 공급해주며 효과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향후 훌륭한 결실을 거둬야만 비로소 성공인 것이다.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의 성공열쇠는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투자를 통해 항구적인 효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힘겨운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이해하고 IT인프라의 중요성을 직시한다면 정책당국의 지속적인 투자가 당연히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

 정부의 중소기업 IT화 마스터플랜은 여러 해에 거쳐 IT인프라 확산, 내실화,고도화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러한 단계구분이 논리적인 단절에 따라 서로 연관성이 없거나 단절적으로 전개돼서는 안되며, 각각의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전개되면서 연결고리를 찾아 시너지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1단계 사업이 IT인프라의 확산이고 2단계는 그 다음의 무엇이라고 하는 접근보다는 여러 수준의 사업을 병행, 지속시키면서 각 부문의 성과를 확보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전체를 연결하는 커넥션과 시너지사업을 병행하는 다층적이고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만개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과 내년부터 전개될 후속사업이 정책 본래의 의도와 방향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IT기업과 중소기업이 보다 성숙한 자세로 참여해야 하고, 국가산업의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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