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코리아e플랫폼 사장 woosok@koreaeplatform.com
백의민족, 배달민족, 한겨레…. 모두 유구한 역사속에서 단일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온 우리민족에 대한 지칭들이다. 우리민족의 우수성은 위기에 닥칠 때마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욱 단결된 모습으로 발휘되어왔다. 그리고 이는 다시 우리민족의 순혈주의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 확실히 우리민족은 기가 센 대단한 민족임에 틀림없다.
단일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은 훌륭한 가치다. 그러나 이러한 순수민족주의가 반드시 긍정적인 작용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어느 나라를 돌아다녀 봐도 차이나타운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우리는 정부가 물가관리를 하던 과거 개발년대 시절 설렁탕 값은 올려줘도 자장면 값은 인상을 허락하지 않았고, 또 이를 당연한 정책으로 치부했었다.
후진국에 진출한 우리기업들에서 심심치 않게 종업원에 대한 인격모독으로 비롯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선진국에 진출한 경우는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이것도 왜곡된 민족우월성에서 나온 부끄러운 모습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외국인 산업연수생 제도라는 편법적인 제도로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를 양산하고 있으면서도 외국인 근로자를 양성하는 제도의 도입에는 미온적이다. 이 바탕에도 우리민족의 순혈주의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해본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의 흥성기에는 다른 문화와 민족, 종교까지 수용하는 관대함이 있었고 로마가 이를 잃기 시작하면서 국운도 쇠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현대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 그리고 21세기 세계경제의 초강대국으로 등장하고 있는 중국. 이 두나라의 공통점도 다양한 민족과 문화를 수용하는 용광로같은 사회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반면 비교적 순혈주의에 집착한 일본의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에 잘 대비된다. 함께 어울려 사는 지혜는 이제는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이런 지혜를 갖추는 것은 나의 우월성을 내세우지 않는 겸손함과 나와 다른 차이를 인정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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