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 한 봉지를 사러 온 사람이 사탕이 한 알에 얼마냐고 묻는다면 이는 좋은 질문이 아닐 것이다. 봉지마다 들어있는 사탕의 개수가 다르므로 사탕 한 알이 얼마인지 알더라도 한 봉지에 얼마인지는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회사 주식값이 얼마냐고 흔히 묻는다. 이러면 나는 주식값이 얼마라고 이야기한 후에 “우리회사의 주식수가 얼마이므로 시가총액으로는 얼마 정도입니다”고 열심히 추가 답변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값에 대해서 잘못된 견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 A회사의 주식값이 1000원이고 B회사가이 10만원이라면 B회사의 시장가치가 A회사보다 비싸다고 쉽게 생각해 버린다. 하지만 B회사의 주식수가 A회사의 100분의 일이면 두 회사의 시장가치는 차이가 없는 것이다.
회사의 주식값만 가지고는 그 회사의 가치에 대해서 전혀 알 수가 없다. 자본금과 주식수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주식값에 그 회사의 주식수를 곱한 시가총액이 얼마인지를 알아야 비로소 그 회사의 값어치가 얼마인지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주식 시장이 투기가 아닌 투자의 공간이 되려면 투자자들이 기업의 실제 가치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투자하려는 회사가 현재 어떤 수익을 내고 있는지, 그 회사의 현재 시가총액을 비교해서 고평가돼 있는지 저평가돼 있는지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이다.
모든 신문의 주식정보를 보면 시가총액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현재 주가와 주가의 움직임만이 나열돼 있다. 일반인이 그 회사의 실제 시장가치인 시가총액에 대해서는 알 수 없고 주가의 움직임만을 보게 돼 있으니 회사의 가치판단에 따른 올바른 투자가 이루어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신문에서는 얻기 어렵지만 인터넷 주식 서비스 사이트들에 가면 시가총액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신문의 주식시세표에도 시가총액을 기재해서 투자가의 올바른 판단을 유도하는 신문이 빨리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사탕 한 알에 얼마에요-이 회사 주식이 얼마에요.” 이런 질문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 사탕 한 봉지에 얼마에요-이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에요.” 이런 질문이 좋은 질문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트렌드를 만든다.
<이해진 NHN 공동대표 haej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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