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R&D 리포트](중)아시아 엔지니어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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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래머들은 자신의 정년이 40살이라고 말한다. 최고 학부를 졸업하고 미래 정보기술(IT)을 창조(설계)한다는 자부심 하나로 따분한 코딩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거의 매일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프로그래머 세계에서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후배들과 경쟁에서 버티기 어려워진다고 하소연한다.

 이러한 프로그래머들의 남모르는 고민은 미국 일렉트로닉엔지니어링타임스(EET) 아시아가 일본 닛케이일렉트로닉스와 공동으로 아시아 주요 국가 IT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임금 등 고용현황을 조사·분석한 보고서(Asian IT Engineer Salary & Opinion Survey)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두 잡지는 최근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한국, 타이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10여개 아시아 국가에서 전자 및 IT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엔지니어 1270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 수준 등 고용 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 무려 78%의 응답자들이 ‘(기회만 주어진다면) 해외에 취업하겠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EET(9월 30일자)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이유(복수 응답)로 높은 임금 외에도 최신 기술 습득, 전문가들을 우대하는 근무 환경 등을 각각 비슷한 비율로 꼽은 것으로 나타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임금 수준이 낮으면서 영어에 능통해 미국 등 외국에서 더욱 성가를 높이고 있는 인도 IT엔지니어의 경우 약 84%가 해외 취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어 가장 적극적이었다. 또 한국과 타이완 엔지니어들도 각각 81%, 79%가 해외 취업을 희망, 아시아 평균치보다 3%포인트, 1%포인트 높았다. 반대로 중국 IT엔지니어들 중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이 74%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또 아시아 IT엔지니어들이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국가를 보면 예상대로 미국(50%)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 뒤를 이어 중국과 싱가포르를 희망한 엔지니어들이 각각 10%를 기록해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오스트레일리아(8%), 유럽(6%), 독일(4%), 영국(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표참조

 한편 아시아 IT엔지니어 10명 가운데 무려 8명 꼴로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일본 닛케이일렉트로닉스가 아시아 IT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모국에서 받는 보수(평균 1만3500달러)가 미국(8만9000달러) 등 선진국에 비해 약 15%에 그쳐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같은 아시아 지역에서도 IT엔지니어들이 받는 임금 수준이 국가별로 3∼5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도 이번 조사의 최대 성과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일본 제외·평균 연봉 6만3000달러). 예를 들면 중국 IT엔지니어들은 올해 임금이 16%나 상승했지만 여전히 평균 연봉이 약 8100달러에 불과한 반면 한국 IT엔지니어들의 연봉은 약 2만10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아시아 IT 엔지니어들은 현재 고된 노동과 박봉에 시달리고 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전자 및 IT관련 업계 엔지니어들이 가장 즐겨 찾는 잡지인 EET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최근 인터넷 정보기술(IT) 보급이 확산되어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지면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인도와 필리핀 등 아시아 출신의 우수한 프로그래머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과 한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 등을 연결하는 아시아 지역이 세계 최대 IT생산 및 R&D 기지로 떠오름에 따라 자국 출신 IT 엔지니어들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 가운데 최근 IT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물론 전세계 다국적 기업들이 앞다투어 콜 센터를 설립하고 있는 인도, 무선 인터넷 분야에서 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한국 등은 곧 국내에서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우수한 인재를 수입해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많다고 EET는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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