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0주년특집>새로운 20년(3)-IT인 설문조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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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T인의 직업관.

 ‘IT업종에서의 총 경력은 얼마나 되는지’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근무연수는 평균 6년 4개월로 조사됐다. 이 중 남성은 6년 6개월, 여성은 4년 6개월로 조사됐고 학력별로는 대학원 졸업 이상자가 7년 3개월로 가장 길었다. 나머지 학력군에선 모두 6년 남짓한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이는 IT산업이 본격적으로 떠오른 90년대 말부터 이 분야에 뛰어든 사람들이 현재까지 계속 IT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IT업종에 일하는 20대 남성의 경우 병역특례로 인해 나이에 비해 직장경력이 긴 경우가 의외로 많았는데 이번 조사에서 여성의 직장경력은 3년 미만이 41.7%로 가장 많아 사무직이나 3∼6년 미만이 1위인 남성과 좋은 대조를 이뤘다.

 현재 직장에서의 근무연수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36%가 현 직장에서 3년 미만 근무했고 평균적으로 5년 10개월 동안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IT업종 총 경력과 현 직장 근무경력간에 큰 차이가 없어 사람들의 이직률이 예상보다 낮거나 현 직장을 첫번째 IT업종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IT인들은 ‘귀하는 현 직장에서 얼마나 더 근무하겠느냐’는 질문에 현 직장에서 1∼3년간 더 다니겠다는 비율이 38%로 가장 많았고 1년 미만은 21%, 3∼5년은 16%로 나타났다.

 반면 10년 이상 근무하겠다는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특히 20대 직장인의 경우 응답자의 72%가 향후 근무기간을 3년 미만이라고 답변해 평생직장의 개념이 젊은 세대에서 거의 사라진 세태를 반영했다. 또한 IT인의 경우 개성이 강하고 개척정신이 강하다는 성향도 새로운 직장에 대한 도전의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연차가 높을수록 현 직장에 대한 오래 머물겠다는 의사를 밝혀 젊을수록 도전의식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T업종에서 은퇴시기’를 물어봤다. 여타 직종에 비해 변화무쌍한 IT산업은 흔히 젊은 인력의 독무대로 간주된다. 그러나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40대까지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평균 은퇴시기는 44살. 창업률이 높은 IT업종의 특성상 은퇴하고도 유사 업무에 계속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 은퇴시기는 더 늦을 것으로 추측된다. 젊어서 한껏 벌고 일찌감치 은퇴해 인생을 즐기는 이른바 선진국식 은퇴모델은 아직 한국에는 무리인 것으로 보인다.

 

 2 IT인의 공동체의식.

 ‘IT업종 종사자에게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조금 넘는 약 53%가 동류의식을 느낀다고 답했다. 내부결속력이 강한 법조계, 예술계, 언론계 등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IT산업의 짧은 역사와 산만한 하부구조를 감안할 때 IT인 사이에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확실히 싹트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공동체의식은 나이에 비례하고 학력수준에는 반비례하는 성향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 전문가 집단이 갖는 결속력에 비하면 공동체의식은 미흡한 편이라 향후 연대의식 강화를 위한 IT인간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아직 IT인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것을 감안할 때 법조계, 예술계 등 전문가 집단 못지않게 결속력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IT업종 종사자를 평가할 때 정보통신지식의 유무가 영향을 미치나’(예:정보통신용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상대방은 왠지 똑똑해 보이거나 정보통신지식이 전혀 없이 사는 사람을 대하면 답답하게 느껴진다)하는 질문에 대해 평균 60%의 응답자가 사람을 평가할 때 정보통신지식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IT기술이 현대인의 필수상식으로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이른바 컴맹, 넷맹에 대한 조소와 함께 IT지식은 곧 그 사람의 지성과 인격의 일부라는 공식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이같은 답변 결과는 IT인 스스로가 새로운 지식에 대한 학습의욕이 넘치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IT 산업발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 IT인의 라이프 스타일

 ‘주말을 보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영화, 공연예술, 자녀와 놀이, 스포츠, 산책, 컴퓨터게임 등이 11∼14%대로 엇비슷하게 나왔다. 일반적으로 IT인 하면 개성이 강한 만큼 취미생활도 다양하고 고르게 분포된 셈이다. 일반적으로 이같은 조사에서 일반인이 주말이나 휴일이면 TV나 영화관람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는 것과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특기할 만한 점은 40대, 대학원, 임원급 직장인 중에서 주말에 전문자격공부를 하는 경우가 11%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IT인 대부분이 정보통신지식유무를 놓고 사람을 평가한다는 설문조사를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IT분야의 기술변화 속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아주 빠른 데 따라 주5일근무제가 시행되면 평소에 못했던 자기계발에 매진하겠다는 의사가 반영된 셈이다. 그러나 주말에 회사 잔무를 처리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주말엔 일을 하지 않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5일 근무자는 여가생활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비율이 주5일 근무가 아닌 사람보다 절반 이하로 낮았다. 휴일이 길어지면서 집에 있기보다는 야외로 나가 오랜 시간을 보내거나 공연이나 스포츠, 자기계발 등을 통해 알차게 보내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셈이다.

 또한 시간만 있다면 갑갑한 온라인보다는 탁 트인 오프라인 세상에서 즐기는 것이 제격이라는 심리도 반영됐다. 종합해보면 IT인은 일반인보다 훨씬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기면서 보다 알차게 보내려는 성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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