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을 통해 시세를 조종한 유명 벤처회사 회장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소식을 듣고 벤처투자의 위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일부 벤처기업이 과장광고를 이용하거나 실적을 부풀리는 방법을 동원해 투자자들을 현혹한 선례가 있었으나 이 같은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데 개탄을 느낀다.
경찰청에 따르면 벤처회사 회장이 자사 유상증자를 앞두고 주가가 급락하자 금융기관으로부터 85억원을 대출받아 차명계좌로 입금한 뒤 허수주문과 가장매매, 고가매수주문 등의 편법으로 주가조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 사람은 TV에 성공한 벤처기업가로 소개되는 등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기업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고 상품화를 잘해 돈을 많이 번다 해도 그 터전이 되는 사회를 기만하는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일부 기업이 지금까지 보여 준 주가조작 범죄는 선량한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들여 기업가 자신의 배를 채우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욱이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을 속이는 행위는 기업의 수익성 여부를 떠나 도덕성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주식회사는 주주의 자금을 모아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당연히 주주들은 투자한 자본만큼 권한을 갖고 기업의 경영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는다. 기업도 기업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경영 상황을 정확하게 고지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그러나 기업의 경영 상황은 전혀 배제된 상태에서 투자 의무만 강요된다면 자신의 소중한 돈을 투자할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일들이 끊임없이 재발하면서 땀과 열정으로 승부를 거는 벤처기업과 선량한 투자자들의 마음에 멍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용욱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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