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 한 가운데 위치한 시상하부라는 부위에서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내려가 신장(콩팥)에 작용해서 배설되는 수분을 체내로 재흡수되게 한다. 이 작용으로 소변이 농축되고 과잉의 수분이 소실되는 것이 방지된다.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는 평소 우리 혈액의 삼투압과 혈압에 의해 조절된다. 우리가 물을 적게 먹거나 땀을 많이 흘려서 탈수가 되면 혈액 속의 전해질 농도가 상대적으로 증가돼 삼투압이 높아지고 이것은 뇌의 항이뇨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킨다. 또 심한 출혈로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면 항이뇨호르몬의 분비가 증가돼 신장으로부터 물을 적극적으로 재흡수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이런 환자는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된다. 또 항이뇨호르몬이 직접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는 여러가지 약제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데 그 중 알코올과 카페인도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술을 마시면 소변을 많이 보게 되거나 커피를 통해 마시는 물의 양은 얼마 안되지만 커피를 마시고 나면 소변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흡연에 의한 니코틴은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술이나 커피를 마시게 되면 담배를 더 피우고 싶다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도 이런 이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항이뇨호르몬이 우리의 기억에도 관여하는 호르몬이란 점이다. 술을 많이 마시면 소위 필름이 끊긴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항이뇨호르몬과 많은 관계가 있으며 기억이 잘 나지 않아 담배를 피운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마도 니코틴의 힘을 빌어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켜 보고자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이나 약제들이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쳐 인체의 여러 가지 생리현상뿐 아니라 정신현상·생활태도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 이런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인 신경내분비학이 더욱 발전하면 인간의 정신현상과 행동양식을 더 잘 이해하고 인류의 건강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의료정보사이트 하이닥(http://www.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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