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SW 인베스티게이터·키로거 등 美서 감시 도구로 악용 `골치`

 특정인의 컴퓨터 사용 내역을 추적해주는 소프트웨어가 미국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어 우려를 던져주고 있다.

 AP에 따르면 인베스티게이터, 키로거 등의 탐정 소프트웨어가 수사 수단을 넘어 자식과 배우자를 감시하는 도구로까지 사용되고 있어 물의를 낳고 있다. 인베스티게이터의 경우 현재 20만 카피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프트웨어는 특정 컴퓨터의 전자우편, 인스턴트메시지, 심지어는 지워버리거나 아직 저장하지도 않은 키입력까지 가로챌 수 있으며 ‘사장’ ‘포르노’ ‘테러리스트’ 등과 같은 특정 단어를 포함한 전자우편도 걸러낸다. 이달 배포되기 시작한 최신 버전의 경우 웹캠의 사진과 스크린샷을 가로채고 각 국어로 된 키 입력도 읽을 수 있다.

 사용자층도 배우자나 부모에서부터 FBI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FBI는 최근 인베스티게이터를 범죄 모의, 각종 컴퓨터 범죄, 사기 등 20가지 건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은 러시아 해커를 체포하는 데 동원하기도 했다. FBI는 인베스티게이터 이외에도 갱단원인 니코데모 스카포 주니어를 수사할 때 키로거라는 키입력 감지 소프트웨어를 동원했다.

 코퍼레이트디펜스스트래티지스(CDS)는 인베스티게이터로 고객사 직원의 이력서 외부 전송, 포르노 다운로드, 게임 실행 등을 감시한다. 이 회사는 무역회사에서 상품을 빼돌리고 공금을 착복한 직원 2명을 잡아내기도 했다.

 4명의 자녀를 둔 컴퓨터 컨설턴트인 마키 콤슨은 딸을 스토킹하는 사람을 추적하기 위해 인베스티게이터를 사용한다. 그녀는 다른 부모들도 자녀 보호를 위해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자유와기술을위한센터의 이사 아리 쉬워츠는 “사기나 아동 포르노와 관련된 직원을 추적하는 것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탐정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고용주는 특정한 활동을 모니터링할 때 이를 직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권고하며 “특히 배우자나 부모가 탐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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