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자들은 이직률이 높다. 필자도 IT회사를 10여년째 경영해오면서 가장 가슴이 아픈 일이 많은 것으로 기술자들의 이직문제를 손꼽으리라. 필자도 기술자기 때문에 남다른 프라이드와 고집을 가지고 있으니 사돈 남의 말하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의 IT산업의 장래를 위해서는 한마디 짚고 넘어 가고 싶다. 기술이라는 것은 그냥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하고 모방하는 것은 기술자가 아니다. 남모르는 고통과 인내 그리고 끊임없는 탐구 노력만이 훌륭한 기술자를 만들어내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컴퓨터 세계는 ‘0(제로)’ 아니면 ‘1’의 세계인데 자기의 의지를 소신있게 ‘0’ 아니면 ‘1’이라고 표현하려면 대단한 용기와 자기를 아끼고 사랑하는 자존심이 없으면 할 수 없다.
그렇지 못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몸으로 때우는 기술자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에서도 지식강국과 지식노동자를 외치고 있는데 적어도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IT기술자들이 의지도 없이, 소신도 없이 이리저리 갈대처럼 흔들릴수야 없지 않겠는가.
‘영업으로 이 분야에 20년 있었습니다. 재무계통으로 일했습니다’하는 사람은 봤어도 ‘IT기술자로 10년 이상 근무했습니다’하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자주 옮겨다니는 것이 경력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수많은 기업들이 수많은 시스템을 운용하듯이 새로운 직장에 가서 자리를 잡으려면 그것도 수많은 형태의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은 본인에게나, 기업에게나 어떠한 경쟁력도, 노하우도 쌓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IT기술자라면 한 IT분야에서 십수년간 쌓은 노하우로 당당하게 소신을 펼칠 수 있는 기술자가 진짜 지식IT기술자가 아니겠는가.
이렇게 얘기했다고 해서 자주 이직하는 기술자들을 매도하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 다만 IT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통신이면 통신, 유통이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분야에서 현장실무와 IT실무를 겸비한 책임있는 IT기술자가 많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오늘도 IT기술현장에서 땀흘리는 진정한 IT기술자들이여, 이러한 혹독한 비평에도 꿈적하지 않는 자존심을 보여주기 바란다.
이부경 리테일네트워킹 사장 pklee@gumeb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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