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iztoday.com=본지특약】 불황의 암운이 드리워져 있지만 실리콘밸리가 여전히 미국에서는 가장 혁신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리콘밸리 지역 비영리 연구단체인 ‘조인트벤처실리콘밸리네트워크(jointventure.org)’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실리콘밸리가 경기침체속에서도 여진히 희망의 징후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하이테크 산업의 몰락으로 실리콘밸리에서 2만5000명이 직장을 잃었지만 이 덕분에 주택, 교통 등 중요한 사회문제에는 오히려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들의 후원을 받고 있는 조인트벤처는 실리콘밸리의 범위를 첨단 기술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샌타클래라 카운티 전체와 샌머테이오, 샌타크루즈, 앨러미다 카운티 지역을 포함하는 것으로 정했다. 특히 실리콘밸리는 지난해 질적인 면에서 많은 향상을 이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지난해 건축허가를 받은 주택은 2800채로 지난 2000년 대비 무려 69%나 급증했다. 아울러 지난해 신축승인을 받은 주택의 61%는 공공교통수단이 닿는 지역에 있어 2000년의 37%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체적인 사회발전은 불균형을 이룬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 교통, 교육, 여가 등이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양육비용은 지난 95년부터 지난해 사이 가계소득보다 5배나 높이 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이 곳의 높은 생활비 때문에 가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례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에 자문을 한 샌타클래라대학(scu.edu)의 제임스 코흐 과학기술사회센터 소장은 “실리콘밸리가 쾌적한 환경 및 수입 불균형 측면에서 여전히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경기가 좋을 때 많은 문제해결에 실패했던 것처럼 지금도 문제해결이 어려워 이곳이 취약한 지역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 단체의 보고서는 9년간의 신경제 고속성장 끝에 인터넷 거품이 걷히면서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경기침체에 대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컨설팅업체 컬래버러티브이코노믹스(coecon.com)의 덕 헨튼 사장은 “전성기를 누리다 사라지는 거품속에 파산하자 ‘모든 게 끝났다’고 외치는 사람들의 탄식이 여전하지만 실리콘밸리의 기반은 절대적으로 단단하다”고 역설했다.
나쁜 소식도 물론 있다. 실리콘밸리 전체 직장인 중 지난해 실직한 사람은 1.8%에 달한다. 지난 2000년 22%나 올랐던 평균 임금도 2% 줄어든 7만6781달러에 머물러 있고 사무실 공실률도 16%로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의 근본적인 경제력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실리콘밸리가 여전히 세계의 정보기술 중심지로 자부하고 있고 가장 혁신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평가를 계속 받고 있다는 말이다. 실리콘밸리의 생산성은 실제로 높은데 이 지역의 직원 1인당 부가가치는 17만달러로 5만6000달러에 머물고 있는 미 전국 평균을 3배 이상 웃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는 하이테크산업의 노동력 활용방식이 다른 분야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업계의 지원을 받는 정책그룹인 실리콘밸리제조그룹(svmg.org)의 칼 구아디노 사장은 “이번이 4번째 대규모 불황”이라며 “실리콘밸리는 매번 불사조처럼 살아났다”고 밝혔다. 이같은 경기순환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실리콘밸리의 성장을 능가하는 곳은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예를 들어 지난해 감원된 사람을 빼더라도 92년 이래 실리콘밸리에서 순수하게 늘어난 일자리만도 33만4000곳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또 벤처캐피털이 인터넷 거품의 주범이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난 98년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 규모는 30억달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00년 210억달러로 치솟은 뒤 지난해에는 60억달러로 다시 뒷걸음질쳤다. 실리콘밸리는 그동안 이룬 성공만큼이나 주택난, 교통혼잡, 공간감소, 빈부격차 심화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국제 많이 본 뉴스
-
1
자폭 드론을 막는 러시아군의 새로운 대응법? [숏폼]
-
2
“2032년 충돌 가능성 2.3%”… NASA 긴장하게 한 '도시킬러' 소행성
-
3
온순한 혹등고래가 사람을 통째로 삼킨 사연 [숏폼]
-
4
'러시아 최고 女 갑부' 고려인, 총격전 끝에 결국 이혼했다
-
5
드론 vs 로봇개… '불꽃' 튀는 싸움 승자는?
-
6
팀 쿡 애플 CEO, 오는 19일 신제품 공개 예고… “아이폰 SE4 나올 듯”
-
7
오드리 헵번 죽기 전까지 살던 저택 매물로 나와...가격은? [숏폼]
-
8
“30대가 치매 진단에 마약 의심 증상까지”… 원인은 보일러?
-
9
"불쾌하거나 불편하거나"...日 동물원, 남자 혼자 입장 금지한 까닭
-
10
매일 계란 30개씩 먹는 남자의 최후 [숏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