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성데이터통합(VoIP) 장비·솔루션업계에 MS와 KT의 제휴는 호재일까, 악재일까.
최근 MS가 KT(대표 이상철 http://www.kt.co.kr) 지분 3%에 해당하는 5억달러 규모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인수키로 하고 VoIP를 포함한 협력분야를 구체화해 나가자 국내 VoIP 장비업계에는 비상한 관심이 몰아치고 있다.
MS가 KT와 손을 잡은데는 닷넷전략으로 대표되는 ‘통신시장 진출’의 야심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제휴로 MS는 세계적으로도 인터넷전화가 가장 활성화된 국가 중 하나인 한국시장에 직접 개입하고 KT는 IP기반 음성통신시장 진입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배수진의 의미도 크다.
이에 대해 VoIP 장비관련 업체들은 이미 예상했던 일인 탓에 큰 충격은 아니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지난 22일 KT와 MS가 제휴를 맺음에 따라 인터넷전화 업계는 KT와 MS라는 거인이 앞으로의 인터넷전화시장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과 인터넷전화시장이 활성화되는 촉발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MS와 KT의 제휴에 대해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쪽은 PC투폰 전화서비스업체와 솔루션업체다. MS의 독점력을 바탕으로 윈도XP에 탑재된 메신저를 KT의 인터넷전화서비스와 연계시킬 것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C투폰 솔루션 시장의 판로가 원천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VoIP부문의 한 연구원은 “별정통신업체들이 우위를 지키던 PC투폰시장에서 MS와 KT가 강력한 독점력을 발휘해 기존 메신저업체의 판로가 가로막힐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비업체들도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 기반의 MS 메신저와 연동시험을 마친 곳은 시스코와 스리콤 등 일부 외국대형업체들에 국한된 탓에 MS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외산장비가 국내 인터넷전화 장비시장을 독식할 우려까지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기회적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제너시스템즈 강용구 사장은 “이번 제휴가 VoIP 시장 활성화에 불을 붙이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록 올해 기간통신사업자가 인터넷전화사업에 뛰어드는 등 초기시장을 형성했지만 아직 전면적인 마케팅에 나서지 않아 장비업체로서는 이번 제휴가 인터넷전화시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강 사장은 또 “MS가 의도하는 대로 SIP 기반 장비를 갖추려면 최소 6개월이 걸리는데다 기존 H.323 장비에 대한 이익실현을 하지 못한 사업자가 SIP로 갑작스럽게 전환할 개연성이 거의 없어 당분간 인터넷전화시장은 H.323 기반 장비에 대한 요구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MS가 국내 인터넷전화시장 진출을 가속화함으로써 비록 외국장비업체가 득세할 수도 있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경쟁력을 배양해 해외시장 진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관련 국내업체들이 경쟁력있는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장비 업체간 컨소시엄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장비업계 내부적 구심력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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