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세계IT산업이슈>뜨는해 지는해

 올 한해에도 세계 IT무대에는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특히 극심한 경기불황에 ‘9·11테러’라는 미증유의 사고(?)까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낙마해 무대 뒤편으로 사라졌다.

 지난 4월에는 테리 시멜이 세계적 포털업체 야후의 사령탑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야후에 오기전 24년간 워너브러더스를 지휘했던 시멜은 영화 ‘리셀웨폰’ ‘배트맨 시리즈’ 등을 잇달이 히트시켰다. 이 때문에 할리우드에서는 그를 일컫어 ‘박스 오피스 1, 2위를 결코 놓치지 않는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라고 불렀었다.

 미국 통신 대통령이라 불리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수장에 오른 마이크 파월도 올 한해 혜성처럼 떠오른 주인공 중 한명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아들로도 유명한 그는 97년에 FCC 위원에 임명돼 4년 만에 ‘최고’자리를 차지했다.

 장쩌민 국가주석의 아들 장미엔형도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일년 내내 세계 IT시장의 뉴스메이커로 부상했다. 중국과학원 부원장이기도 한 그는 상하이에 벤처캐피털을 설립하면서 중국IT업계의 황태자 대접을 받았다.

 세계적 사무기기업체인 제록스를 이끌고 있는 멀캐히도 급부상한 인물. 올 8월 CEO에 취임한 그는 포천 500대 기업 중 5명밖에 없는 여성 CEO 중 한명이 었으며 최근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외에도 리처드 파슨스가 세계최대 미디어기업인 AOL타임워너의 최고경영자에 발탁되면서 막차로 올해를 빚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이들과 달리 올해 자리를 떠나야 했거나 시련을 맞이한 사람들도 있다. 지난 10월 세계적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을 22년간 이끌어 온 람퀴스가 물러난 것이 대표적인 경우. 또 세계최대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업체인 팜의 최고경영자 칼 얀코스키도 올해 자리를 떠나야 했으며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닷컴의 마케팅 책임자 데이비드 리셔도 불명예 퇴진했다. 닷컴 신화가 붕괴되면서 ‘인터넷 전도사’라는 칭송을 받아왔던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짓도 불명예를 안고 메릴린치를 떠나기도 했다.

 미국 반도체업계의 대부인 고든 무어 인텔 이사도 올해 32년 만에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트랜지스터 시대인 지난 68년 인텔사를 설립, 이 회사를 세계 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로 키워냈다.

 이와는 경우가 다르지만 ‘경영의 귀재’라고 불리는 잭 웰치도 20년간 근무한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은퇴했다. 세계 제일의 아이템으로 승부를 냄으로써 GE를 세계최고 기업으로 일군 그는 현재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또 벤처 원조이자 미국의 대표적 IT기업 HP를 창업한 윌리엄 휴렛이 타계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겸 최고경영자에게 있어 올 한해는 불운한 해였다.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 ‘세계 최고 비즈니스 우먼’ 등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던 그는 지난 9월 발표한 컴팩과의 합병이 삐그덕 거리면서 몸값이 추락하고 있다.

 이밖에도 15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을 낸 모토로라의 회장 크리스토퍼 캘빈, 홍콩 최대 재벌 리카싱의 차남이자 아시아 2위 통신업체 퍼시픽센추리사이버 웍스(PCCW)의 최고경영자 리처드 리 등이 경영실적 부진으로 우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혼란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지킨 인물들도 적지않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여전히 세계 언론의 플래시를 독차지하며 뉴스를 몰고 다녔다. 그는 지난 6월 회사를 둘로 쪼개라는 법원의 판결로 잠시 악몽(?)에 시달려야 했지만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이후 불어닥친 기업 우대 풍조에 편승하면서 분할이라는 최악의 악재를 유유히 빠져 나갔다.

 지난 10월 25일에는 올해 최대 IT상품이라는 윈도XP를 발표하면서 세계 IT업계의 황제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근착 타임과 CNN은 빌 게이츠를 올 한해 세계 IT비즈니스계의 최고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세계최대 PC업체인 델컴퓨터의 창업자 겸 회장 마이클 델도 당당하게 한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지난 84년 델컴퓨터를 창설, 인터넷과 전화를 통한 온라인 판매로 세계PC시장에 돌풍을 몰고 온 그는 올해 컴팩컴퓨터를 제치고 급기야 세계PC 시장 월계관을 차지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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