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필립스, 오디오 지문인식 기술 첫선

 

 【본지특약=iBiztoday.com】 앞으로는 좋아하는 노래의 제목을 일일이 챙길 필요가 없어질 전망이다. 음성을 인식해 곡명을 확인하는 획기적인 기술이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술개발 주역은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대형 전자업체 필립스(philips.com)로 이 업체는 내년 말부터 이른바 ‘오디오 지문인식(Audio Fingerprinting)’이라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오디오 지문인식 기술은 휴대폰만 있으면 눈깜짝할 사이에 노래 제목뿐 아니라 가수 이름, 노래가 실린 앨범에 관한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최첨단 기술이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피커에 휴대폰을 대고 그 노래에 담긴 ‘디지털 지문’을 몇 초에 걸쳐 저장한 뒤 이를 지금까지 발표된 지구상의 모든 음악이 디지털 코드 형태로 수록돼 있는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전송하면 이 서버에서 노래의 전모가 순식간에 확인되는 방식이다.

 노래확인 서비스 가입자가 서비스 업체에 곡명 확인을 의뢰한 뒤 휴대폰 화면으로 곡명을 확인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4초도 안된다는 것이 필립스측의 설명이다.

 이 기술이 탁월한 또 한가지 이유는 주변이 시끄럽거나 음질 자체가 떨어져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기술을 개발한 필립스디지털네트웍스(digitalnetworks.philips.com)는 “디지털 지문 자체에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정도는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필립스디지털네트웍스는 이미 오디오 지문인식 기술과 관련 응용 프로그램에 대한 특허를 확보한 상태다.

 이 회사는 우선 이동전화사업자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기술 사용권을 파는 방식으로 이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필립스디지털네트웍스의 앨런 드 브리스 대변인은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오디오 지문인식 기능이 내장된 서버의 판매와 지문인식 프로그램을 라이선스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며 “현재 몇 개의 통신업체와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필립스는 또 현재 30만곡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오디오 지문인식 기술을 시험하고 있으며 앞으로 필립스가 생산하는 각종 전자제품에도 점차적으로 이 기술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오디오 지문인식 기술은 음색, 음조 등 노래에 담긴 갖가지 특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서로 다른 음악을 정확하게 구별하는 고도의 수학적 알고리듬을 이용한 결과물이다.

 이 기술은 응용할 수 있는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MP3 파일을 음악의 특성별로 일목요연하게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게 가능하므로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이 기술을 이용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저작권 보호를 담당하는 기관에서도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수많은 종류의 음악을 손쉽게 모니터하고 분류할 수 있다.

 온라인 음악 사이트의 경우 이 기술을 이용해 저작권이 보호된 음악 파일이 불법으로 교환되는 행위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다른 업체들이 이와 유사한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도 바로 디지털 지문인식 기술이 갖고 있는 엄청난 잠재력 때문이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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