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서 `캐럴` 울려퍼진다

 웹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다소 철이른 듯한 웹 캐럴들이 9·11테러로 상처난 미국민들의 가슴을 보듬어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웹에는 전통적인 성탄음악에서부터 풍자적인 내용의 노래 가사에 이르기까지 ‘연말 소음(?)’들로 넘쳐나고 있다.

 연말정취를 맛보려면 우선 ‘대단히 특별한’ 사이트(http://veryspecial.org)부터 들어가면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시티하이가 힙합풍으로 부른 ‘신실한 자여 오라(O Come All Ye Faithful)’ 전곡과 U2의 ‘크리스마스:베이비 플리스 컴 홈(Christmas:Baby, Please Come Home)’, 존 본 조비의 ‘베이비, 플리즈 컴 홈(Baby, Please Come Home)’ 등 뮤직비디오를 무료로 들려주고 보여준다.

 물론 몇 곡을 맛보기로 내놓은 뒤 수록곡 전체를 듣고 싶어하는 네티즌들을 끌어들이려는 의도지만 판매수익금 전액을 정신박약아들을 위한 특별기금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크리스마스 정신에 걸맞는다는 평가다.

 어린이들을 위한 사이트도 풍성하다. 개스트로시티 뮤직(http://www.jingleburp.com)은 ‘성탄 분위기(Christmas in the Air)’ 앨범에 수록된 12곡의 노래 가운데 모든 연령층의 어린이들에게 호소하는 ‘복된 성탄 되시길(We Wish You A Merry Christmas)’과 타이틀 곡인 ‘성탄 분위기’ 등 2곡을 끝까지 들려준다.

 성인들을 위한 사이트도 있다. ‘스팸반대 캐럴(http://www.robertstech.com/gallery/carols.htm)’에는 ‘신이여 스패머 반대자들을 축복하소서(God Bless Ye Anti-Spammer)’ ‘스패머의 사망을 꿈꾸며(I Dream of a Dead Spammer)’ ‘리틀 스패머 보이(Little Spammer Boy)’ 등과 같이 정크 e메일을 비난하는 8곡의 노래 가사가 담겨 있다.

 이 노래들은 반주가 없지만 귀에 익숙한 멜로디에 가사만 바꿔 붙였기 때문에 누구나 부를 수 있다.

 경음악이 듣고 싶은 네티즌들은 뮤직숍(http://ww.musicshoppe.com)에 들어가면 된다. 데이비드 윌리엄 슈미드가 심포니에서 재즈, 펑크에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로 익숙한 곡들을 연주한다. ‘크리스마스어쿠스틱(http://www.christmasacoustic.com)’ 역시 스콧 휘트니의 기타연주로 성탄절의 기본곡들을 들려준다.

 미국민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어린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는 시간이다. ‘찰리 브라운의 크리스마스(http://wilstar.net/xmas/cbxmas.htm)’에서는 베이비 붐 시대 사람들과 그 이후 세대의 기억 속에 녹아든 TV 만년 인기프로의 극중 삽입곡과 대사가 담긴 사운드트랙을 접할 수 있다.

 듣고 즐기는 것만으로 부족하면 노래를 직접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얼롱 사이트를 찾는 것도 괜찮다.

 ‘온라인 크리스마스 송 북(http//rememberjosie.org/carols)’은 100곡 이상의 악보는 물론 악기반주까지 집어 넣어준다. ‘처녀의 몸에서(From Virgin’s Womb)’ ‘성처녀에게서 나셨네(Childing of a Maiden Bright)’ 등이 있다. 성가곡이기 때문에 연말 파티용이라기보다는 성가합창단의 연습용이다. 그러나 ‘징글 벨(Jingle Bells)’과 같은 대중적 곡들도 섞여 있다.

 이밖에 말레이시아의 비영리 기구 ‘사라와크 뮤직 소사이어티(Sarawak Music Society)’는 자체 사이트인 ‘크리스마스 캐럴스 온 더 넷 http://xmascarolsonthenet.tripod.com/)을 통해 ‘우울한 크리스마스(Blue Christmas)’와 같은 세속적인 곡들을 전통적이고 종교적인 노래들과 함께 내보낸다. 이 사이트는 캐럴이야말로 ‘만인의 노래’라는 생각에서 악보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사이트 관계자들은 “악보 없이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정말 중요한 것은 성탄 시즌의 분위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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