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휴대폰결제업계의 `잡음`

 수수료 과당경쟁으로 말이 많던 휴대폰결제 업계가 이번엔 특허분쟁으로 시끌벅적하다.

 휴대폰결제는 사용이 편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단시간내에 급성장했지만 외형이 커진 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결국 수수료 내리기 싸움으로 시장이 혼탁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허권을 놓고 업체간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분쟁의 발단은 인포허브가 지난 10월 휴대폰결제에 관한 특허를 획득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 인포허브는 경쟁사인 다날과 모빌리언스에 특허 관련 협상을 요구했고 이들 업체는 인포허브의 특허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회신을 보냈다.

일부 업체는 인포허브에 특허 무효소송까지 제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 이를 이용해 경쟁사의 영업 및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자 인포허브는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시스템을 개발하고 획득한 특허를 경쟁사들이 완전히 무시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급기야는 휴대폰결제 특허침해 등을 내세워 경쟁사에 서비스 가처분신청까지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특허는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을 들여 개발한 신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 등을 보호받기 위한 장치로 획득시 대가를 인정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요즘 휴대폰결제 업체들의 경우는 이 부분에 할애하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해당기업조차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한탄했다.

 사실 휴대폰결제 서비스는 대단한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화폐가치를 이동시키는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시스템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용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는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 관건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는 24시간 모니터링을 계속하여 시스템 안정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함이 당연하다.

 그런데 최근 특허분쟁에 휘말린 업체들의 상황은 어떠한가. 수백여 콘텐츠제공업체들과 일반 사용자들로부터 빗발치는 특허 관련 문의전화에 대응하고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느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게 이들의 현실이다.

문제는 휴대폰 결제업계가 특허분쟁으로 내홍을 겪는 동안 오히려 다른 분야 업체들이 광활한 중국의 결제시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인터넷보급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마땅한 결제수단이 없어 한국업체들에는 기회의 땅으로 통한다. 집안싸움 때문에 수많은 기회가 펼쳐진 더 큰 시장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인터넷부·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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