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ISP) 업체 익사이트앳홈(http://www.home.net)이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내년 2월말 회사를 청산하기로 했다.본지 12월 3일자 16면 참조
지난 96년 설립된 익사이트앳홈은 한 때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400만명을 돌파하면서 신경제의 주역으로 각광받았으나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닷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마침내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됐다.
새너제이머큐리뉴스(http://www.mercurycenter.com)에 따르면 익사이트앳홈은 5일 6개 제휴 케이블 업체와 총 3억5500만달러를 받고 앞으로 3개월 동안 한시적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뒤 이같은 폐업 계획을 확정, 공개했다.
익사이트앳홈은 지금까지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지역 370만 가입자에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 정보기술(IT) 관련 업계에 휘몰아치고 있는 불황에 휩쓸려 지난 9월 파산신청 이후 초고속 인터넷 사업의 존속과 접속료 재조정 문제를 둘러싸고 케이블 업체들과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익사이트앳홈의 최대 고객이자 지배 주주인 AT&T는 익사이트앳홈이 파산신청을 할 당시 이 회사 자산(네트워크)을 3억7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할 때까지만 해도 관련 업계는 익사이트앳홈의 재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그러나 약 13억달러의 채권을 받아내야 하는 채권단의 거센 반대로 이 합의가 무산되면서 익사이트앳홈은 다시 표류하기 시작했다. 채권단은 AT&T가 제시한 가격으로는 “건질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판단해 매각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불신의 골이 깊어진 익사이트앳홈과 AT&T는 이어 가진 서비스 연장 협상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익사이트앳홈은 마침내 1일부터 AT&T브로드밴드 고객에 대한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다. AT&T는 중단된 85만명의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를 최근 수개월 동안에 건설해온 자체 네트워크로 전환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익사이트앳홈은 또 3일간의 협상 끝에 콕스커뮤니케이션스, 컴캐스트케이블, 로저스케이블, 인사이트커뮤니케이션스, 미디어컴, 미드콘티넌트커뮤니케이션스 등 3개월 동안 한시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이들과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2002년 2월말부터 “영업을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96년 미국의 유명한 벤처캐피털 회사인 클라이너퍼킨스카우필드&바이어스가 AT&T 등 케이블 회사와 합작 설립한 익사이트앳홈은 8일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파산법원의 승인을 받아 회사를 청산하는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한편 익사이트앳홈은 채권단과 케이블 업체들간 갈등을 치유하지 못해 회사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들을 철저하게 소외시켰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며칠 또는 몇 주일동안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주소도 지금까지 사용하던 ‘home.net’이 폐쇄되면 새로운 케이블 업체들의 웹사이트(예를 들어 AT&T브로드밴드 가입자는 attbi.net)로 옮겨야 하는 불편도 각오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네티즌들은 “현대 생활의 일부분이 된 미국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큰 혼란을 겪고 있는데도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 등 통신정책 당국은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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