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갈채`는 못보낼 망정…

 최근 국내 한 벤처기업이 차세대 동영상 표준으로, IMT2000단말기에도 채택될 것으로 알려진 MPEG4 방식의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 출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2.5인치 소형 TFT LCD 모니터를 통해 MPEG4 포맷을 이용한 뮤직비디오나 TV광고와 같은 디지털 동영상 파일을 보여주는데 속도나 화질이 기대 이상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패널을 자유자재로 돌릴 수 있어 화면창을 손으로 돌릴 때마다 알아서 가로세로 비율을 맞춰 화면이 조정된다. TV나 모니터에서는 꿈도 못꿀 장면이다.

 기자는 벤처가 올린 오래간만의 쾌거라는 점에 주목해 주저없이 주요 기사로 다뤘다. 그러나 웬걸. 주변의 평가는 의외로 떨떠름했다.

 “MPEG기술을 응용한 동영상 플레이어를 개발하다는 곳이 얼마나 많은데. MP3플레이어 기술에다 휴대폰 기술 조금 보태면 되는 거 아닙니까. 더구나 MPEG기술이야 다 공개된 스펙인데 똘똘한 엔지니어 2∼3명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는 겁니다. 뭘 그런 걸 가지고.”

 물론 말인 즉 일리가 있다. 이 제품을 만드는데 활용된 기술 대부분이 공개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성과를 폄훼하는 이들에게 꼭 하고픈 말이 있다. 벤처기업이 하나의 시도에 불과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고. 자금력이나 든든한 연줄도 없는 조그만 벤처기업이 요즘같이 자금사정이 안좋은 극심한 불경기에 시장확산에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이런 차세대 제품을 양산까지 밀어붙였다는 점은 대단한 성과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MPEG4 방식의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로 기록될 것이다. 어쩌면 IMT2000 단말기가 본격 상용화되기 전까지 과도기 제품으로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이런 제품 전에 봤던가요. 아니, 겉모양만 봤죠. 정말로 돌아가는 걸 봐야줘. 겉만 번지르르한 거면 내가 보여주지도 않아요. 이거 돈 주고 사도 안 아깝겠죠.”

 기자에게 첫 상품화된 제품을 들고와 아이처럼 흥분하며 말하는 이 회사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모처럼 벤처다운 벤처사업가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MPEG4 휴대용 동영상 플레이어 세계 첫 상용화의 의미도 여기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활전자부·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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