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전액 투자한 기업에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습니까.” “어느 시점부터 과실송금이 가능합니까.” “외국기업의 차스닥(CHASDAQ)진입은 언제 허용됩니까.”
최근 베이징 칭화대를 방문한 한국벤처캐피털리스트견학단 40여명은 현지교수의 중국캐피털시장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쉴새없이 질문을 해댔다.
베이징중관춘과기발전유한공사(CENTEK)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지 캐피털담당책임자의 설명이 끝나자 20여개 이상의 질문과 대답이 이어져 예정시간을 30분이상 초과했다. 조선족 안내자는 쉴새없이 쏟아지는 질문을 통역하기에 바빴다. 이들에게 중국은 온통 의문투성이였다.
대표단은 이어 현지에 진출한 벤처기업인과 특파원 초청 강연회를 통해 중국 진출의 핵심에 대해 들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성공적 중국진출의 핵심을 ‘관시(關係)’라고 강조했다. 관시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막연히 알고 있는 현지인과의 친분 관계이상인 듯했다. 한두번 만나 잘 안다고 생각되는 정도가 아니라 상대와 교감할 수 있는 언어구사력과 중국적 사고방식을 동반한 교유를 뜻한다는 것이다. 대표단은 의문 속에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어로 간행된 각종 중국보고서로 표현된 것 이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했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기자의 느낌은 ‘중국교수의 강연과 현지 진출 벤처인들의 설명 몇번만으로 성공적 중국시장 진입의 꿈이나마 꾸겠는가’하는 것이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업체 관계자의 말은 우려감마저 느끼게 한다. “관시가 모든 걸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내가 실력을 갖추고 관시를 맺었을 때 그들도 도와주는 겁니다. 관시는 하루 아침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기업들은 정작 중국어를 모르는 현지지사장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관시는커녕 말도 통하지 않는데 어떻게 중국을 이해하고 사업의 성공을 기대하겠습니까.”
이 관계자는 자신과 관시를 맺은 중국측 모 인사로부터 “외국의 유명기업 인사들도 청탁부터 하는데 당신은 2년 동안 내게 단 한번도 부탁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고 이후 원하는 사업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중국진출의 요체는 관시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때를 기다리는 자세라는 것이었다. 최근 일부 벤처 CEO들이 일년에 몇개월씩 중국에 머무르며 시장공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중국 이해의 황무지 속에서 그나마 한국식 사고로 중국진출을 서두르다 실패한 기업에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과학기술부·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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