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지사와 총판관계로 맺어진 볼랜드코리아(대표 최기봉)와 인프라이즈(대표 김병식)가 업무상 갈등으로 소송이라는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프라이즈가 독점 총판권 불인정, 핵심인력 유출 등을 내세워 볼랜드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데 이어 볼랜드코리아 역시 영업과정상의 불법성을 문제삼아 인프라이즈를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다음주중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회사는 지난해 말 볼랜드코리아 설립 이후 제품 공급권한 등을 놓고 몇 개월간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양사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결국 소송으로까지 번지게된 것이다.
◇인프라이즈측의 주장=인프라이즈코리아는 자사가 10년 동안 미 볼랜드(지난 97년부터 2000년까지 인프라이즈라는 이름을 씀)의 국내 판매창구 역할을 해오면서 볼랜드의 고객기반을 닦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독점 공급권이라는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과정에서 자사 인력을 빼가는 등 볼랜드코리아의 불공정한 행위가 계속돼 8월경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공정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인프라이즈는 특히 지난 10년 동안 볼랜드의 시장기반을 개척해온 것에 대한 대가를 인정받지 못한데다 인력 유출과 볼랜드의 가격인상 등으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가 20억∼30억원에 이르러 가입류 신청을 했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인력 부분의 경우 볼랜드가 당초 엔터프라이즈 분야에만 초점을 맞추기로 하고 자사의 관련 사업부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나중에는 결국 자사의 인력을 빼가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또 전권을 주기로한 툴분야에서도 자사의 대리점을 또 다른 총판사로 선정했으며 갑작스러운 가격인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볼랜드측의 주장=인프라이즈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볼랜드코리아는 한마디로 억지 주장으로 사용자들만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볼랜드코리아는 10년 동안 시장기반을 닦아온 것은 높이 평가하지만 정식 계약서에 이미 비독점이 명시됐으며 인프라이즈 역시 그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사업부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오간 적은 있지만 인프라이즈가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으며 볼랜드에 입사한 4명의 인력도 당시 퇴사한 9명의 인력 가운데 일부가 지원한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볼랜드의 한 관계자는 “인프라이즈가 팀장자리에 새로운 인력을 영입한 것은 기존 인력에게 나가라는 말과 같지 않느냐”며 “그렇게 해놓고서도 핵심인력을 빼갔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가격 문제 역시 인프라이즈가 불공정한 대접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그 동안 전세계 볼랜드 디스트리뷰터 가운데 인프라이즈가 이례적으로 가장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았으며 이를 정상화시킨 것을 불공정한 가격인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향후 전망=공정위에서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판결이 나더라도 이미 양사의 골이 깊어진 터여서 이후 민사 등의 법적인 소송으로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볼랜드코리아는 영업과정상의 부당한 행위에 따른 건으로 맞제소하는 사항을 검토하고 있으며 빠르면 다음주 중으로 결정을 내릴 계획이어서 양사 관계의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양사가 지사와 총판이라는 관계의 특성상 상호 도움없이는 기존 비즈니스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힘든 데다 소송으로 인해 결별까지 가기에는 양사 모두 타격이 크다는 점에서 극적인 타협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인프라이즈가 볼랜드의 경쟁제품인 오라클WAS나 앱다이나모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각화해온 점을 감안하면 결별까지 감안한 수순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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