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세상 화제와 이슈](19)불붙는 웹서비스(Web Services) 경쟁

 

차세대 IT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웹서비스(web services)기술을 둘러싼 전세계 IT업체간 경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 이 게임에 참여한 선수는 MS·IBM·선·오라클·BEA 등 현재 IT시장에서 몇체급씩 석권하고 있는 유명한 메이저 플레이어들. 지금까지 진행된 경쟁이 누가 그럴듯한 전략을 내놓는가에 초점이 맞춰진 시범경기였다면 지금부터 시작되는 경쟁은 웹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 협력사 프로그램, 개발자 지원 전략을 어느 업체가 빨리, 제대로 내놓느냐는 본게임 성격을 띠고 있다. 기존 체급의 챔피언 타이틀을 잃지 않기 위해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의 기선제압을 위해 한치 양보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스타급 IT선수들의 빅게임이 자못 흥미롭다. 어떤 선수가 영광의 타이틀을 거머쥘 것인가. 편집자주

 

 하반기들어 웹서비스전략을 둘러싼 IT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일찌감치 닷넷전략을 내놓으며 1라운드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MS는 최근들어 개인사용자·개발자·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프로그램을 구사하면서 우위를 다지는 데 애쓰고 있다.

 MS는 올해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닷넷 관련 제품 및 서비스 출시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개발자 흡수 전략, 주요 SI협력사 확보, 레퍼런스 사이트 구축 등을 통해 웹서비스분야의 우위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방침이다. 선보이게 될 제품은 비주얼스튜디오닷넷, 닷넷 마이서비스(이전의 헤일스톰), 닷넷 엔터프라이즈 서버, 윈도닷넷 등 개발툴에서부터 운용체계, 오피스제품군, 개인용 포털서비스 등 개인사용자에서 개발자·엔터프라이즈기업고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달 27일에는 빌 게이츠 회장이 방한, 아시아 학생 닷넷 대회를 통해 닷넷의 중요성을 직접 역설하는가 하면 한빛은행 등 주요 고객사 및 전략 파트너를 만나면서 닷넷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을 요구하는 등 닷넷전략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월 선원전략을 발표해 윈도vs자바 이후 또한번 MS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진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그동안 ‘몸만들기’를 끝내고 지난달 23일부터 전세계 선원 로드쇼를 개최하면서 새로운 청사진 제시와 구체적인 프로그램 가동에 나섰다. 본사차원에서 선원을 위한 가상조직이 구성됐으며 선원 스타터킷 발표, 선개발자커넥션(SDC) 강화를 통해 선원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1일에는 선원전략의 핵심솔루션인 아이플래넷조직의 마크톨리버 사장이 방한, 국내 레퍼런스 사이트를 소개하는 등 국내에서도 선원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IBM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이미 SOAP·UDDI·WSDL 등 각종 웹서비스 구현 표준기술에서 MS와 함께 주도권을 쥔 IBM은 지난 5월말 전략발표에 이어 8월에는 웹서비스용 플랫폼인 웹스피어 4.0을 발표했다. 최근들어서는 웹서비스 비즈니스 파트너 육성 및 발굴, 개발자 육성 프로그램, 웹서비스 관련 기술자료 발간 및 각종 행사 마련을 통해 출발은 늦었지만 실제 웹서비스 구현에서는 가장 앞서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BEA 역시 웹로직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6.0을 선보이고 웹서비스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웹로직 시장 기반이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엔터프라이즈 웹서비스 시장에서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볼랜드도 자사의 개발툴과 WAS를 기반으로 한 웹서비스전략을 내놨으며 지난 9월부터 전세계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웹서비스 교육 로드쇼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업체 전략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개발자 확보와 레퍼런스 사이트 구축. 아직 웹서비스의 그림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사 웹서비스전략을 구현할 수 있는 우군을 확보해 현실화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동양시스템즈 등 전략적인 SI파트너를 확보한 데 이어 한빛은행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레퍼런스 구축에 나섰다. 이미 파고다학원 영작 첨삭학습 사이트를 닷넷기술로 구현한 데 이어 현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레퍼런스분야에서는 느긋함을 보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역시 1일 세미나에서 수산물 B2B사이트인 피시라운드닷컴과 석유화학 e마켓플레이스인 베스트폴리머를 선원 참조사례로 전격 발표할 예정이다. IBM은 외국의 참조사례를 내세우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유망고객을 대상으로 웹서비스 관련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는 등 앞으로 이 부분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개발자 지원에서는 MS가 단연 앞선다. MS는 올 상반기에도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C# 로드쇼를 개최했으며 국내 개발자 200여명에게 2주간의 MS 본사 닷넷 연수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조만간 4000여명의 개발자를 대상으로 XML 웹서비스 무료교육을 실시하며 이달 중순에는 닷넷 협력사인 닷넷엑스퍼트를 통해 닷넷으로 구현한 웹서비스인 마이웹서비스닷넷의 소스코드를 무료공개할 예정이다. 또 다음달초에는 닷넷 관련기술 지원을 위한 닷넷마이그레이션센터를 오픈하는 등 닷넷 개발툴 스위트인 비주얼스튜디오닷넷이 나올 때까지 다양한 마케팅행사를 구사할 계획이다.

 IBM도 비교적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BM 디벨로퍼웍스를 통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있으며 향후 기술계 학원 및 대학 등과 연계해 웹스피어 및 자바 개발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는 프로모션을 계획중이다. 웹 인티그레이터데이, 디벨로퍼데이 등 개발자 관련 지원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IBM솔루션 포팅센터를 통해 ISV들의 제품 포팅 및 테스트를 지원할 방침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웹서비스 경쟁 관전 포인트

 IT업체간 웹서비스 시장경쟁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MS·IBM·선의 3파전. BEA·오라클·볼랜드 등도 웹서비스 전략을 내놓고 있기는 하지만 미들웨어나 툴 등 특정부문을 기반으로 한 국지전인 데 반해 세개 업체간 경쟁은 개발자·기업·사용자 등 전 영역에 걸쳐 있는 전면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윈도와 자바로 건수 있을 때마다 경쟁해온 MS와 선의 경우 웹서비스시장에서의 충돌은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다. MS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개인은 물론 개발자·엔터프라이즈에 이르기까지 모든 웹서비스부문을 포괄하고 있다는 점. 특히 MSN이나 비주얼스튜디오 등 개인이나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웹서비스에서도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출발이 MS보다 늦기는 했지만 선 역시 개인 대상 적스터 서비스, 개발자 대상으로 한 포르테 제품 및 스타터킷 제공, 엔터프라이즈를 위한 아이플래넷 플랫폼 제공 등으로 MS에 필적할 만한 체제를 갖췄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자바의 철학이 웹서비스와 유사한 측면이 많아 자바의 영향력이 웹서비스시장에서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선이 자바산업에서 종주국으로서의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과는 달리 웹서비스에서는 이미 표준 주도권을 IBM과 MS에 빼앗긴 상태여서 우위선점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IBM은 윈도에 치이고 자바에서도 2인자에 그친 그동안의 위상을 웹서비스를 통해 만회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자바를 전략적으로 드라이브하기는 했지만 종주국인 선의 이미지가 워낙 강해 주도권 쥐기는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웹서비스는 IBM에 IT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여겨지고 있는 것. IBM은 이미 각종 웹서비스 표준에서 MS와 함께 이니셔티브를 쥐었으며 플랫폼에서부터 서비스·컨설팅에 이르기까지 IBM의 모든 역량을 웹서비스에 투입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웹서비스란

 웹서비스에 대한 개념을 두고 혼란이 적지 않다. 용어 자체가 ‘웹을 통한 서비스’라는 범용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다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웹서비스의 의미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사용하고 있는 웹서비스는 이미 ‘Web Services’라는 원문으로 고유명사화되고 있으며 그 핵심은 SOAP(Simple Object Access Protocol), UDDI(Universal Description, Discovery and Integration), WSDL(Web Services Description Language) 등 관련 표준기술을 수용하는 각종 IT솔루션 및 서비스로 그 의미가 굳어지고 있다. SOAP 등 3대 표준기술은 각각 XML기반의 메시징 프로토콜, 표현언어, 디렉터리 표준스펙을 규정하고 있어 웹서비스 구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술로 정착됐다.

 웹서비스는 이같은 표준기술을 이용해 각종 SW제품을 만들고 이 SW로 일반 사용자들이 다양한 웹기반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음을 뜻한다. 웹서비스가 의미를 갖는 것은 기존 상품으로서의 SW개념을 앞으로 서비스로서의 SW로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상품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로 바뀌게 되고 솔루션업체도 이같은 모델을 가장 잘 수용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개발자에게 있어 웹서비스는 MS·IBM·선 등이 제공하는 각종 웹서비스 기술과 제품을 이용해 상품이 아닌 서비스로서의 SW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서비스업체들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서비스용 SW를 각종 콘텐츠와 조합해 일반인에게 다양한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스케줄링서비스를 비롯해 항공예약서비스, 차량위치추적서비스 등을 개인에게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인은 더이상 각 단말기마다 별도의 운용체계나 애플리케이션을 구입·설치할 필요없이 서비스업체들이 이렇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기만 하면 된다. 기업들은 자사의 모든 전산시스템을 웹서비스로 구현함으로써 B2B·B2C·고객서비스 등 각종 업무를 e비즈니스서비스로 만들 수 있으며 개방형 표준기술 채택으로 플랫폼 등에 구애받지 않고 시스템간 연동이나 매끄러운 업무처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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