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울 때에는 어떤 기업이 애널리스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을 까.
IT 경기 침체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피어그린시스템은 이같은 의문에 답을 제공한다.
MS와 피어그린은 대부분의 공개 소프트웨어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높은 주가를 유지하면서 투자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다. 골드만삭스의 분석가인 톰 버퀴스트는 이들 기업의 투자등급을 ‘강력매수’로 매겨 놓고 있다. 그는 “MS와 피어그린은 낮은 상품과 서비스 공급 가격 때문에 높은 투자등급을 매겼다”고 밝혔다. 중소 규모의 거래에도 융통성있게 대응하는 이들 기업의 ‘거래 규모 관리’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실제 MS와 피어그린의 건당 평균 거래가격(패키지 제외)은 각각 10만달러와 30만달러다. 특히 이들은 패키지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군을 갖고 있어 위축된 수요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피어그린의 CEO인 스티브 가드너는 “우리는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며 “어떤 상품의 수요가 많을지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제품군으로 고객에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i2테크놀로지스는 거래관리에 실패해 분석가들로부터 낮게 평가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대형거래에만 집착한 i2는 지난 2분기 손실이 지난해 같은 기간 2억8100만달러에 비해 대폭 늘어난 8억6100만달러에 달했다. 이 회사의 평균 거래 규모는 과거 190만달러에서 현재 100만달러로 줄어들었지만 분석가들은 이조차도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버퀴스트 분석가는 i2에 대해 “사업 구조에 왜곡이 많아 내년 하반기까지 수익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i2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시벨시스템에서부터 작은 온라인마켓플레이스 업체인 커머스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기업이 현재 거래 규모 관리 실패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의 분석가인 척 필립스가 CIO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도 경기 침체기에는 거래 규모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있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의 CIO가 크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를 꺼리고 있는 반면,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MS 윈도2000 데스크톱이나 서버 업그레이드에 대한 지출을 늘릴 계획이다.
한편 거래 규모 관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으로 다양한 판매 채널의 활용이 지목되고 있다.
버퀴스트 분석가는 “혼합 판매 채널을 운영하는 베리타스와 머큐리인터액티브의 주식가치를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판매의 15∼20%를 판매 및 마케팅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통신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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