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정보기술(IT) 산업 침체로 세계 각국 경제가 비틀거리고 있는 가운데 특히 IT 의존분야가 높은 대만,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국가는 그동안 세계 IT 산업을 이끌어 온 미국의 대표적 IT 생산공장으로 태평성대를 누려왔지만 이제 미국 경제와 세계 IT경기 추락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받으며 비틀거리고 있다.
◇싱가포르=싱가포르 무역개발국(TDB:Trade Development Board)에 따르면 지난 7월중 석유 부문을 제외한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24.2%나 줄어든 42억달러에 그쳤다. TDB는 주 원인이 전자분야 수출부진이라고 설명하며 “7월중 전자분야 수출이 1년전보다 32.5% 하락한 25억달러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기간중 디스크드라이브 수출은 작년 동기에 비해 46.9% 그리고 집적회로(IC)는 53.9%나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싱가포르의 총 생산 중 전자 분야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그리고 비석유 부문 가운데 전자 분야가 총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만=세계 컴퓨터 생산공장이라 불려온 대만의 경제도 IT분야의 저조한 수출로 인해 지난 2분기 침체(리세션) 상태로 접어들었다. 대만 정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대만의 국내총생산(GDP)은 2.35%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보다 상황이 나빠진 것으로 26년만에 최악의 성적이기도 하다. 이에따라 대만정부는 지난 5월 예측한 올해 성장률 4%를 마이너스 0.37%로 하향 수정하기도 했다.
대만 당국은 경기침체의 원인이 그동안 전세계에 공급해 온 노트북, 데스크톱, 주기판, CD롬드라이브, 스캐너, 모니터 등의 전자부품 수요 급락에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대만 정보기술협회에 따르면 대만의 하드웨어 수출은 올 상반기중 작년 동기보다 13% 하락한 171억달러에 그쳤다. 협회는 대만의 IT 하드웨어 분야가 올 한해 377억달러 규모를 기록, 작년에 비해 마이너스 8%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만의 수출규모는 대만 GDP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 품목 대부분은 전자 분야가 차지하고 있다.
◇아일랜드=유럽의 PC 생산공장이라 불리는 아일랜드도 게이트웨이, 델컴퓨터 등 미국 IT 기업의 잇따른 철수로 실업자가 늘어나는 등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아일랜드는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환경, 비교적 저렴한 세금, 잘 훈련된 노동자 등을 무기로 외국 IT기업 유치에 성공하며 호시절을 구가했지만 세계 IT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아일랜드 경제는 외국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이 나라의 제조분야 수출 중 80%는 외국기업에서 나오고 있다. 외국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아일랜드 산업개발청(IDA:Industrial Development Agency)은 외국계 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력 5만명 중 약 10% 선인 4300명이 올해 들어 일자리를 잃었다고 밝혔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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