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대, 서비스사업자간 조기통합 풀어야 할 숙제 많다

 

 정부가 지난달 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방침을 밝히면서 본격 등장한 2, 3세대 서비스 사업자간 조기통합 방침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통신, SK텔레콤 등 비동기 IMT2000 사업권을 획득한 2개 사업자는 KT아이컴, SKIMT와의 조기통합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을 하나 통합과정의 난제로 인해 고민에 빠져 있다.

 양사는 공식적으로는 ‘적정한 시기에 주주의 이익을 고려해 합병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조기 통합에 대한 컨소시엄 참여주주와의 의견이 달라 난처한 입장이다.

 한통은 그룹 차원에서 무선사업을 종합검토중이나 그룹내 KTF와 KT아이컴간의 입장차 등 다양한 주장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다. KTF는 조기통합방침을 내세우지만 KT아이컴이 주주의견을 고려해 조기통합의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KT본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KT아이컴의 본체내로의 흡수합병 문제도 주목된다. KT 일부에서는 NTT도코모와 NTT의 위상변화를 들며 KT아이컴과 KTF의 합병시 야기될 부정적 측면에 대한 의견도 상당히 제시되고 있다.

 SK텔레콤도 표문수 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2, 3세대 조기통합의사를 비쳤지만 SK신세기통신 합병, SKIMT와의 재합병 등의 과정에서 2개의 주주간의 이해기반을 조율해야 하는 어려운 형편이다.

 양 사업자는 빠르게 합병하는 것이 경영효율면에서 유리하지만 비상장법인의 가치 산정, 중소 벤처기업 육성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만만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1조3000억원의 출연금을 부담한 비동기식 IMT2000 사업권에 참여한 주주들의 기대가치를 어떻게 보상하는가 하는 문제다. IMT주주들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2세대 서비스 사업자에 의한 흡수통합은 미래가치가 큰 IMT2000서비스 사업자의 주식가치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무선인터넷이 주도할 3세대 사업자가 음성중심의 2세대 사업자에게 흡수통합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게 일반주주들의 입장이다. ‘어차피 서비스를 개시할 경우 주파수 포화에 접어든 2세대서비스사업자들의 가입자 기반이 3세대로 넘어오게 될텐데 굳이 불필요하게 조기통합을 단행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어려운 경기여건도 문제다. 최근 업계에는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도입이 국내 통신산업 발전을 고려해 이뤄진 만큼 조기통합, 투자비 효율성만을 강조한다면 내수 경기침체를 부채질하는 효과로 귀결된다는 반대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효율성, 수익성만 부각시키는 조기 통합론은 자칫 내수시장을 냉각시키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3세대에 투자한 소액주주에 대한 보상, 주당 프리미엄 산정, 중소정보통신산업 육성방안 등도 큰 숙제다. 조기통합을 단행할 경우 경제여건이 어려운 주주들이 대량의 우선매수청구권 등을 행사할 경우 이에 대한 부담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비동기 서비스 연기, 비대칭규제, 3세대 법인의 조기통합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사채시장에서 주식거래 금액이 10% 미만의 할증을 보이는 정도로 낮아지는 추세여서 대량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은 “사업자들이 주파수 확보에만 열을 올렸지 정작 투자자를 외면하고 있다”며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정부가 주파수 획득 후 3년 이내 양도 및 매매를 금지하고 있는 관련법을 지켜야 한다”며 “서비스 사업자의 투자를 통한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서라도 서비스 일정과 서비스 주체 등은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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