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희망 산업단지를 가다>(13)천안 1,2공단

사진; 천안지역 핵심산업단지인 1·2공단. 최근들어 국내 경기부진으로 생산과 수출이 다소 부진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지만 반도체·전자 등을 중심으로 지역경제의 구심체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과 대전에서 시원스레 뚫린 고속도로와 국도를 타고 달려도 족히 1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천안 제1·2공단. 특히 2공단은 최근 전국 교통의 요지로 부각되면서 수도권 및 전국 벤처기업들의 공장용 부지로 인기를 끌어 더이상 입주할 곳이 없을 만큼 기업들이 꽉 차 있다. 초고속통신망이 완벽하게 구축된 것이 아니어서 네트워크에 다소 불편은 따르지만 공장 운영에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기본적인 인프라는 갖춰놓고 있다.

 천안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15분이면 공단 어느 곳이든 도착이 가능하고 115만5000㎡에 달하는 전지역 도로가 8차선으로 포장돼 물류유통 또한 편리하고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서울-천안간 20분이면 왕래가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 30㎞ 떨어진 인근에는 2만∼5만톤급 선박의 접안이 가능한 아산항이 자리하고 있으며 화물하역능력은 연간 2450만톤에 이른다.

 물류유통을 위해 천안시 성거읍 송남리에 물류단지를 조성중이어서 향후 중부권 교통의 성장거점도시로의 발전 전망이 높다. 특히 한국 과학의 본산인 대덕연구단지와는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어 정보 및 기술교류에도 유리하고 반도체의 경우 대덕밸리와 천안기업들간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상호 부족한 마케팅과 기술력을 보완하는 등 시너지 효과까지 감안하면 입지조건으로는 최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단지 특성 및 인프라 조성=제1·2산업단지는 천안기계공업센터에서 시가지에 흩어져 있는 농기계산업을 집단화하거나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첨단산업을 유치하는 등 지방기업을 한군데로 몰고 서울이나 전국 대도시에 집중된 유망기업의 지방 분산화를 위해 추진됐다. 천안시 두정·성정동 일대 35만9074㎡의 부지에 조성된 제1산업단지는 지난 79년 천안 중소기업시범공업단지로 지정받으며 80년 8월까지 2년에 걸쳐 29억6900만원이 투입됐다. 1산업단지는 지원 및 공공시설과 녹지를 제외한 공장시설이 28만9822㎡로 지난 83년 설립된 천안공업단지관리공단(구 천안중소기업시범공업단지관리공단·이사장 서병선)이 제2산업단지와 함께 관리를 맡고 있다.

 지난 89년부터 92년까지 4년에 걸쳐 431억2400만원이 투입된 제2산업단지는 천안시 차암·업성·성성동 일대 82만2824㎡에 공장시설 면적이 56만7257㎡다. 이들 1·2산업단지에는 배수지, 상수도가압장, 오수가압펌프시설, 공원 및 체육시설, 보육시설, 복지회관, 우체국, 은행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대부분 갖추고 있어 그런대로 공장 운영에는 무리가 없다. 다만 조성한 지 10∼20년이 지나 노후화된 일부 시설이 있으나 현재 개보수 및 교체를 연차적으로 진행중이다.  

 ◇업체 및 생산 현황=제1산업단지 입주업체는 모두 43개사(임대 5곳). 업종을 보면 1차금속 및 조립금속, 기계장비, 전기, 전자, 음식료품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자동차 시트프레임을 생산하는 대일공업, 밸브를 제조하는 삼신, 전자변성기의 한국전원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경기의 악화로 제1산업단지에서만 휴·폐업이 11개사나 되는 등 업체 가동률이 1분기에 비해 대폭 떨어진 74.4%에 불과하고 생산실적도 연간 목표액 대비 43%인 777억9600만원으로 다소 저조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공업지역의 부지 일부가 주거지역으로 변경되면서 주택이 들어서고 있어 휴폐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생산실적 가운데 수출액은 상반기 164억9180만원이며 연간 목표액인 526억원의 31.3%를 기록, 수출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분양은 완료된 상태이

며 부지 거래가는 평당 140만원 정도다.

 제2산업단지에는 반도체·전자업체를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기계, 조립금속 등을 취급하는 52개 업체(임대6곳)가 들어서 있으며 이 가운데 10여개 업체가 코스닥에 등록돼 있다. 이곳에는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디아이와 미래산업·아큐텍반도체기술·서울일렉트론·테스텍과 유사 반도체를 제조하는 STS반도체통신·한국하니웰·한국로보트보쉬기전 등이 포진해 있다.

 2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단지를 조성하며 업체 선정시 첨단산업을 주종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한 업체를 선발, IMF 관리체제 아래에서 부도난 업체가 단 한곳도 없었다는 점이다. 생산실적은 상반기 8984억1600만원으로 연간 목표액인 1조1102억2650만원의 44.9%를 달성, 1단지보다는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국내 경기악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수출액은 상반기 1304억3810만원으로 연간 목표액인 2811억6010만원의 46.4%로 내수보다 수출에 두각을 드러내 수출효자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휴폐업 업체가 4곳에 불과, 가동률이 90.4%에 이르고 있다. 이곳 역시 분양은 완료됐으며 부지 거래가는 평당 50만원 정도다.

 입주 여유 부지는 1·2단지의 휴폐업 상태에 있는 15개 업체가 가능하다. 입주시 천안시에서는 취득세·등록세 전액을 면제해주고 있으며 최초 취득시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를 5년간 50% 감면받을 수 있다.  

 ◇문제점 및 과제=1·2단지 모두 천안산업단지관리공단이 관리하고 있으나 자금·경영·법률 등 종합적인 지원보다는 직원수 9명에 연간 5억800만원의 예산으로 도로 청소, 가로수 정비, 제초작업, 꽃 관리 등 지엽적인 지원 부분에 치우쳐 있다. 특히 공단에서는 업체를 방문, 민원을 수렴하는 등의 업무보다는 방문 자체가 업체들에 불편을 끼치고 싫어한다는 이유로 민원요구가 있을 때만 사안을 검토하는 등 소극적인 관료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천안시의 경우 조성이 완료됐다는 이유로 향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계획성 있게 사업을 수행하기보다는 현상유지에 치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안시가 앞장서 연구소와 대학 등의 연계작업과 인력수급의 체계화 등을 통해 업체의 생산성 향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천안산업단지관리공단 유봉열 총무부장은 “업체에서도 무엇이 필요한지 요청도 하지 않아 최소한의 시설관리에 치중하는 형편”이라며 “예산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어 더 이상의 지원은 필요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고 말했다.

<천안=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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