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덕 논설실장 hdlee@etnews.co.kr
요즘 난제가 늘고 있어 걱정이다. 되풀이 되는 가뭄과 수해, 하루가 멀다하고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의 구태, 갈수록 시름이 깊어지는 경제난 등등. 어려움은 줄어야 하는데 돌아가는 상황은 그 반대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난제 발생의 원인은 무엇인가.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 때문인가. 아니면 내부 탓인가. 원인없는 결과는 없다고 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데는 그만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문제가 뭐기에 이런 일이 꼬리를 무는가.
새로운 기술과 의식이 세상을 바꾼다고 한다. 이 세상에 항구불변한 것은 없다. 이를 입증하듯 우리는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를 거쳐 이제는 지식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이는 기술과 의식의 변화에 따른 결과다.
그런데 잇단 가뭄과 수해를 보자. 근래 2∼3년간 상습 침수지역은 에누리없이 장마철이면 연례행사처럼 물에 잠긴다. 가뭄피해도 심각하다. 불볕더위로 전국이 목말라 하던 일이 엊그제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시작된 게릴라성 폭우로 일부 지역은 주민이 긴급대피를 했다. 이로 인한 인명과 재산 피해도 속출했다. 농민은 농민대로 도시민은 도시민대로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가장 큰 원인은 기상이변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상이변을 인간이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인다. 맞는 말이다. 게릴라성 폭우는 언제 얼마만큼 어느 지역에 쏟아질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상습피해 지역에 대해 제대로 된 수방대책을 마련했느냐는 점이다. 한번 수해가 난 지역이 똑같은 유형의 물 난리가 재발했다면 대책에 문제가 있다. 피해를 본 주민들은 이번 수해는 관재(官災)와 인재(人災)라고 말한다. 허술한 대책이 해를 불렀다는 주장이다. 수재의 문제는 무엇인가.
정치권의 정쟁(政爭)은 이제 혐오의 대상이 될 지경이다. 경제가 어렵고 일부 지역은 물난리인데 연일 정치싸움이다. 각종 민생정책은 국회의 입법 미비로 표류하고 있다.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다. 정쟁을 중단하자더니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말따로 행동따로니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여야의 지지도가 곤두박질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업자득이다.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권의 문제는 무엇인가.
경제도 갈수록 내리막이다. 수출이 곧두박질하고 투자는 바닥이다. 대기업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반도체의 무역수지가 13년만에 첫 적자를 기록했다. 정보통신산업의 경기도 언제쯤 회복될지 불투명하다. 물론 이런 경제침체는 해외요인에 기인하는 측면이 많다. 그렇지만 우리 내부 잘못은 전혀 없는가. 고부가가치 제품개발과 반도체를 대체할 만한 신산업군 육성, 확실한 기업구조조정, 기술개발 노력 등 중장기적인 노력을 착실히 했는가. 불황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의 문제는 무엇인가.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우선 난제별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위인들의 공통점은 위기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해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님비 의식과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가령 수방대책을 세운다면 종합적이고 근본적이어야 한다. 웟사람을 의식한 임시방편적인 전시대책은 불신과 반감만 낳는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다. 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세번째는 일체감 형성이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라는 의식이다. 너와 나의 이분법의식은 갈등과 대립을 불러온다. 세상을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보면 아군과 적일 수밖에 없다. 다툼은 필연이고 남는 것 국론분열밖에 없다. 우리라는 의식은 상생과 공존의 출발점이다.
네번째는 일하는 방법의 개선이다. 전문적인 지식과 이의 활용과 공유가 필요하다. 다시말해 문제해결의 방법지(方法知)를 체득하고 이를 저장하고 활용하며 공유하는 자세다. 그래야 업무의 부가가치가 높아진다. 지금은 전문가 시대다. 일하는 시간보다는 내용이 문제다. 이런 것이 지금 우리가 풀어야 할 일이다. 바로 절체절명의 시대적 숙제인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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