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ERP 마이너업체, 설 곳이 없다

마이너그룹 외국계 전사적자원관리(ERP)업체들이 국내에서 자리잡을 날은 언제인가.

SSA GT와 바안은 ERP 전문업체이기는 하지만 오라클이나 SAP와의 경쟁에서 크게 뒤져 이 분야에서 마이너그룹으로 분류된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들 지사나 현지법인도 오라클이나 SAP, 그리고 국내업체들과 시장우위 다툼에서 후위에 밀려 있다.

본사 차원에서 인수합병이 이루어지면서 그 어려움이 더해 갈수록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4월 GT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새로 등장한 SSA GT코리아는 시장정착에 노력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0억원 정도 되지만 대부분 기존 고객의 유지보수를 통해 올린 것이다.

지난 2월 안창영 사장이 떠난 이후 사령탑이 아직까지 공석으로 남아있다. 정기영 상무가 업무를 대신하고 있지만 의사결정이 원활하지 않고 본사 차원의 지사장 선임이 늦어지고 있다. SSA GT코리아는 6월까지 IBM과 윈도NT 기반의 ERP제품을 집중 홍보하고 7월부터 BPCS 차기 버전인 8.0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뒤집고 이를 실현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안코리아도 국내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이은경 사장이 사임한 이후 현대정보기술의 강호선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자리에 앉았지만 신규 고객확보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지난 연말 SI회사 중심의 협력사 정책을 강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ERP 영업에 나서고 있으나 특별한 복안이 마련되지 않고는 한국오라클과 SAP코리아가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의 ‘1만개 중소기업 정보기술(IT)화 지원’사업으로 ERP 시장여건은 호전되고 있는 것과 달리 SSA GT코리아나 바안코리아가 설 땅은 그리 크지 않은 상황. 이에 따라 그 동안 외산 메이저업체와 마이너업체, 국산 ERP업체라는 3자구도를 형성해 온 ERP 시장에서 마이너리그 업체들의 추이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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