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리눅스 운용체계 개발자인 핀란드 국적의 리누스 토발즈도 6년 기한의 취업용 H-1B 비자로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거의 2년 전에 영주권을 신청했는데 아직도 이를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새너제이에서 열린 리눅스 세계회의에 참석한 토발즈가 리눅스 이름이 새겨진 자동차 등록판을 들어 보이며 웃고 있다.
【본사 특약 = iBiztoday.com】 외국인 하이테크 인력에 주는 취업용 비자(H-1B)로 미국에 건너온 외국인 숙련 기술자들이 최근 첨단기술 분야의 감원 바람으로 숨을 죽이고 있다.
그 동안 영주권 취득을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감내해 온 이들 외국인 기술자는 최근 엄청난 기세의 감원 태풍에 휩쓸리는 날에는 일자리뿐 아니라 미국 체류 자격까지 한꺼번에 날아가기 때문에 그야말로 「국그릇 엎고 손까지 데는 몹쓸 지경」에 몰리게 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H-1B 비자로 미국에 건너왔다가 감원을 당한 외국인 기술진은 자동적으로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상실하게 된다.
이들은 해고를 당하기 전에 체류 신분 변경 신청을 이민국에 접수시킨 상태가 아니라면 일자리를 잃은 시점으로부터 10일 이내에 출국해야 한다. 그대로 주저앉으면 불법체류자 신세로 전락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추방위기 속에서 숱한 불이익을 당해가며 가슴 졸이는 생활을 해야 한다.
H-1B 비자로 미국에 건너왔다가 실직한 외국인 근로자 수는 정확한 통계치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H-1B 연간 할당량(쿼터)이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닷컴의 붕괴와 기술주 폭락, 경기 후퇴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첨단 기술업계의 대량 감원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해고 통지를 받아든 외국인들의 수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8년까지 H-1B 비자의 연간 쿼터는 6만5000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하이테크 분야의 대 폭발이 일어나자 2000년에 11만5000건으로 발급한도가 상향조정된 데 이어 2003년까지 다시 연간 19만5000건으로 재조정됐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대량 감원바람이 몰아치면서 첨단 기술업체들의 외국 하이테크 기술진 고용을 위한 H-1B 비자 신청 건수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미 이민국(INS)에 따르면 지난 달 H-1B 비자 신청 건수는 지난 해 2월의 3만2000건에서 절반 가량이 줄어든 1만6000건에 그쳤다. 게다가 올 들어 지금까지 배정된 H-1B 비자도 전체 연간 할당량인 19만5000건 가운데 7만2000건으로 1년 전의 7만4000건에 비해 2000건이 줄어들었다.
이제까지 H-1B 비자로 입국한 외국 인력은 대부분 인도와 중국, 그리고 서유럽 출신들이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영주권 취득에 꿈을 건 채 그 동안 하루 18시간의 중노동을 참아냈지만 일단 감원 통고를 받고 나면 보상은 고사하고 하소연
을 할 곳조차 없다.
INS의 아이린 슈미트 대변인은 『갑작스런 해고를 당한 외국인 근로자라해서 봐주는 일은 절대 없다』며 『H-1B 소지자의 경우 비자 발급의 근거가 사멸됐다는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운 좋게 새 일자리를 얻는다 해도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취업 자체가 금지된다는 결론이다.
감원 통고를 하루 전에만 받아도 INS에 서둘러 비자 변경 신청을 접수시켜 결정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지만 고용주들은 사전경고 없이 감원을 발표하기 일쑤다. H-1B 비자의 유효기간은 3년이고 1회에 한해 연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H-1B 비자 소지자들 사이에서는 유효 기간 내에 영주권을 신청하는 게 보편화된 일이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
국제 많이 본 뉴스
-
1
공중화장실 휴지에 '이 자국'있다면...“절대 사용하지 마세요”
-
2
“인도서 또”… 女 관광객 집단 성폭행, 동행한 남성은 익사
-
3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체포…ICC 체포영장 집행
-
4
아이폰17 프로 맥스, 기존보다 더 두꺼워진다… “배터리 때문”
-
5
“하늘을 나는 선박 곧 나온다”…씨글라이더, 1차 테스트 완료 [숏폼]
-
6
중국 동물원의 '뚱보 흑표범' 논란? [숏폼]
-
7
가스관 통해 우크라 급습하는 러 특수부대 [숏폼]
-
8
애플, C1 후속 제품 개발 중… “2026년 적용”
-
9
정신 못 차린 '소녀상 조롱' 美 유튜버… 재판서 “한국은 미국 속국” 망언
-
10
애플, 스마트홈 허브 출시 미룬다… “시리 개편 지연”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