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코리도, 관료주의 벗고 세계화 나서야

정보기술 업체들이 밀집해있는 테헤란밸리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최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입수한 매킨지&CO의 말레이시아 멀티미디어 슈퍼코리도에 대한 분석 보고서는 테헤란밸리에도 해당될 만한 내용들이 적지 않게 담겨있어 관심을 모은다.

슈퍼코리도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15㎞와 50㎞에 이르는 띠 형태의 지역으로 국제공학 남쪽의 콸라룸푸르에 위치한 88층 높이의 페트로나스 쌍둥이 타워를 비롯, 새로운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 소프트웨어 개발센터인 사이버자야, 최근 설립된 멀티미디어 대학 등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테헤란밸리가 자연 발생적인 IT 직접지라면 슈퍼코리도는 국영기업인 MDC(Multimedia Development Corporation)를 중심으로 인위적으로 조성한 지역으로 말레이시아 정부는 슈퍼코리도 프로젝트에 총 37억달러의 기금을 투자해 왔다.

국제 컨설팅기업인 매킨지가 평가한 슈퍼코리도의 점수는 겨우 낙제점을 면한 정도. 매킨지가 MDC에 제출한 보고서는 「슈퍼코리도가 성과를 거두고 있기는 하지만 투자와 지식근로자의 고용수준 등의 면에서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며 「슈퍼코리도가 글로벌 기술기업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의 국가경제에도 의미있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매킨지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우선 글로벌 기업들과의 긴밀한 제휴를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과 같은 슈퍼코리도 국제고문위원회와 글로벌기업이 말레이시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협의하고 주요 기업들과 중요한 계약을 직접 맺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킨지가 지적하는 슈퍼코리도의 또 다른 문제점은 관료주의와 MDC 스태프들의 전문적인 지식 결여. 보고서는 「슈퍼코리도의 주요 입찰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불필요한 계약과정에 대해 불평하고 앞으로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며 「MDC가 관료를 줄이는 대신 산업경력이 풍부한 책임자급 관리자를 고용해 이들이 주요 고객을 응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말레이시아에서는 다른 국가에 비해 캐피털리스트의 성장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우려되며 MDC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유치해 이들이 벤처자금을 관리하고 신생기업에 자양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뿐 아니라 비 기술관련 대기업을 유치하는 일도 중요한 사안. 이들이 코리도내 기업들에 고객 또는 공급자가 돼 생산성을 높여주고 주요기술을 말레이시아 전역으로 전파해 준다는 것이다. 매킨지는 일례로 최대 은행인 말레이얀은행, 국영자동차 기업인 페루사안오토보빌내셔널 등과 같은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 코리도내 기업들과 협력하도록 특별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밖에 통신 하부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MDC가 국영 전화사인 텔레콤말레이시아가 서비스를 개선토록 압력을 가할 것, 쾌적한 작업 및 주거환경이 마련되도록 사무실을 비롯해 상업용·주거용 빌딩의 건축을 서두를 것, 지역의 최고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유수의 대학을 유치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 등을 주문했다.

MMC가 추진해야 할 일

△보다 우선 순위가 높은 기술 기업에 가치가 높은 계약을 맡길 것.

△산업경력이 풍부한 톱매니저를 고용할 것.

△신생기업에 자양분을 제공하고 벤처펀드를 조성할 수 있도록 톱 벤처캐피털리스트를 고용할 것.

△대형 토착 기업에 코리도내 기술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특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

△사무실과 상업용·주거용 빌딩을 많이 지을 것.

△상위권 대학을 유치해 강력한 인재 풀을 조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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