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관계관리(CRM) 시장이 침체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융기관이 잇따라 CRM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있어 국내 CRM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투자신탁증권을 비롯해 주택은행·제일은행·현대해상화재보험 등 금융기관들은 연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아래 잇따라 CRM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있다. 이들은 이르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어서 그동안 「눈치보기」로 일관하며 실제 도입을 꺼려온 업체들의 CRM 도입에 불을 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한국HP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대한투자신탁증권은 늦어도 이달 말까지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본 프로젝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은 고객의 충성도를 높여 궁극적으로는 기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에 따라 우선 개인고객 위주로 CRM을 활용할 예정. 연내까지 데이터마트 기반의 운영CRM을 구축하고 내년에는 2차로 데이터웨어하우즈(DW) 및 데이터마이닝을 도입키로 했다. 이를 위해 미국 이피파니 솔루션을 사용하는 한편 필요한 부문에 대해서는 자체 개발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특히 타 금융기관의 경우 DW를 구축한 다음 고객접점과 관련한 운영CRM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 반해 대한투자신탁증권은 소규모 운영CRM을 구축, 활용하다가 DW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주택은행도 8월께 1차 오픈한다는 방침아래 관련업체에 제안서를 요청한 상태다. 이를 위해 현재 LGEDS시스템·한국NCR, 한국IBM·D2K·DMS, PwC·SAS코리아·유니보스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1명 규모의 CRM팀을 발족한 주택은행은 CRM 전략컨설팅과 데이터마이닝, 캠페인관리를 위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LGEDS시스템과 한국IBM을 선정, 각각 운영CRM과 DW를 구축중인 주택은행은 이번 CRM 프로젝트를 통해 운영CRM과 DW를 연계하고 실제 마케팅전략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밖에 제일은행도 인터넷으로 들어오는 고객 로그데이터를 분석하고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eCRM솔루션을 도입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e뱅킹부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기존에 한국NCR와 함께 오프라인 데이터 중심의 DW를 구축하고 있는 제일은행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온라인 데이터와 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해상화재보험도 유니보스와 CRM구축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대증권을 비롯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지난해에 이은 2차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금융기관의 CRM시장이 활발해질 조짐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그동안 CRM은 투자대비효과(ROI)가 불투명한데다 성공사례도 부족해 수면 아래에 머물러 왔으나 최근 금융기관이 CRM 도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시장확산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CRM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크게 증가한 반면, 성공에 대한 확신부족으로 CRM 시장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왔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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