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평가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선입감이다.
자동차와 화학 등 제조업체 대표주자들을 연결하는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들이 대부분 사업 초기단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그동안 인터넷과는 별 관련이 없는 업종으로 치부해왔던 농업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개척해 성공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중 세계 최대 농산물 가공회사인 미국 카길(http://www.cargill.com)과 영국의 퍼스트4파밍(http://www.first4farming.com), 파멕(http://www.farmec.com) 3사는 오랫동안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었던 사업에 전자상거래를 도입,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먼저 미 중부 중심도시 미니애폴리스에서 발행되는 파이어니어프레스(http://www.pioneerplanet.com)는 약 14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세계 최대 농산물 가공회사 카길이 지난해 전자상거래를 도입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 전자상거래 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세계 최대 곡물 공급국인 미국과 아프리카 가나, 남미 브라질 등에 흩어져 있는 각종 농산물 생산 및 중간 유통회사, 그리고 최종 소비자들까지 하나의 웹사이트로 통합한 것이다.
카길은 이를 위해 90개에 달하는 전 사업분야별로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완성한 결과 최근 제로(0) 성장과 1∼3%대까지 떨어졌던 판매마진이 동시에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밝혀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성공모델이 되고 있다.
또 영국의 퍼스트4파밍과 파멕 등도 모두 최근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었던 사업영역을 온라인으로 옮겨 유럽 농업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인터넷 주간지 더스탠더드(http://www.thestandard.com)에 따르면 퍼스트4파밍(http://www.first4farming.com)은 영국의 농업 생산자와 가공, 유통, 서비스 업체들간에 인터넷에서 직거래를 할 수 있는 웹사이트로 개설된 지 약 1년만에 영국 농민(약 20만 명)의 20%에 가까운 3만∼3만5000명을 회원으로 끌어들일 정도로 확실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 회사는 또 곡물 메이저 카길을 비롯해 듀폰 등 농·화학 회사들까지 대주주로 끌어들여 회사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조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외부(주로 벤처캐피털 회사)에 자금을 의존하고 있는 다른 닷컴기업들과 분명히 차별화되고 있다.
또 농기계를 판매하는 파멕(http://www.farmec.com)도 지난해 12월부터 트랙터, 콤바인 수확기 등 농기계 판매라는 틈새시장을 개척하면서 유럽지역 농기계 업체들까지 자사 웹사이트로 끌어들이기 위해 직원들을 유럽 각지로 파견하고 있다.
더스탠더드는 파멕이 영국 농가와 농기계 업체들의 비용절감에 한몫하는 동시에 앞으로 유럽산 중고 농기계를 구매하고자 하는 아시아의 거물급 바이어들도 속속 끌어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빙하기를 맞고 있는 B2B 전자상거래에서도 틈새시장을 잘 선택해 이를 집중 공략하면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들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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