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업체, 컨설팅 사업 본격전개

다국적 통신장비업체들의 국내 사업전략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고객의 요구에 부합한 단순 박스제품 판매에 치중해왔다면 이제는 고객과 머리를 맞대고 전체적인 망 구성에 대한 컨설팅에서부터 아예 고객의 사업 전반에 대한 컨설팅사업까지 손대고 있다.

통신장비업체들이 고객의 고유영역인 사업 계획까지 관여하는 것은 어쩌면 한도를 넘은 건방진(?)일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통신장비업체들의 입장은 명료하다. 『통신사업자가 돈을 벌어야만 통신장비업체들도 수익이 담보됩니다. 지난해 3500여개의 신규 통신사업자가 탄생했지만 2000여개 회사가 파산 직전에 있습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컨설팅사업부 김민수 이사의 설명이다.

◇누가 뛰어들고 있나

컨설팅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이 회사는 지난해 말 컨설팅사업을 전담하는 IBSG 조직을 신설, 통신사업자나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회사 컨설팅의 가장 큰 특징은 망 차원을 넘어 사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이 이뤄진다는 점. 즉 수익모델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며 이를 위한 자금 조달, 고객유치 방안 등을 제시한다.

김민수 이사는 『스페인의 제1 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컨설팅에서는 2년간 수행해야 할 서비스 200여종이 단계적으로 제시됐다』며 『국내에서는 2개 통신사업자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도 올해부터 컨설팅사업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초 고객설치팀과 고객지원팀을 합친 서비스사업부를 신설하고 여기에서 컨설팅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비스사업부의 김택권 상무는 『루슨트의 컨설팅사업은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컨설팅사업이 주요 타깃』이라며 『주로 전체 망 구성, 보안과 품질보장(QoS) 등 효율적인 투자방안, 그리고 망 구성에 따른 관리시스템 등이 다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루슨트는 최근 영종도 신공항에 구축된 네트워크에 대한 운영·장애대책·활용방안 등에 대해 컨설팅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노텔네트웍스는 우선 이동통신사업부문에서 컨설팅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최근 방한한 로이드 카니 무선인터넷 네트워크 총괄사장은 『이동통신 분야에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고객이 필요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네트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그에 따라 필요한 대역폭이나 가입자수·비용·마진 등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링 툴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결과제

그러나 다국적기업들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전문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들 업체들은 대부분 필요하다면 미국이나 호주의 전문컨설팅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또 컨설팅을 위해서는 통신사업자나 기업이 자신의 네트워크 체계나 사업 전반에 대한 자료를 공개해야 하는 것도 피컨설팅업체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