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정통신 시장공략 패턴 바뀐다

별정통신업계의 시장공략 패턴이 바뀌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별정통신 국제전화 시장이 이전의 맹목적인 요금낮추기 경쟁에서 탈피해 국가별 공략차별화, 이동전화 등 성장 시장 공략, IP망 활용 다각화 등 업체별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경쟁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는 국제전화료가 원가 수준에 도달해 버린 상황에서 요금경쟁으로는 더 이상의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알짜 통신사업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태의연한 방법론으로는 더 이상 비전이 없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올해 들어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중국·일본·동남아 등 국가별 공략 비중을 차별화하는 업체가 늘고 있는 점이다. 이전 대미국 전화 시장이 별정업계 가격 경쟁의 온상이었던 것과 비교한다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물론 지금도 미국이 국제전화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가·사업성 측면에서는 매력을 잃어버린 상태다.

이런 실정을 고려한다면 별정사업자들이 자사가 최적의 경쟁력을 낼 수 있는 여타 국가에 노드를 개설하고 국제전화서비스로 경쟁하는 것이 전체 업계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나 개별업체 수익 확보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동전화발신 시장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연초부터 이동전화 단말기에서 바로 국제전화와 접속할 수 있는 별정번호를 대중적으로 광고하는 마케팅전이 벌어지고 있듯이 이 시장이 앞으로도 별정업계의 유망시장이 될 것은 분명하다. 2700만명에 이르는 이동전화 가입자의 국제전화 시장을 잡는 것은 이전의 요금경쟁과는 차원이 다른 수익 규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대부분의 별정업체는 진정한 시장경쟁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별정업계의 고질적인 병패이던 출혈경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별정통신이 가진 장점을 부각시키는 방향의 경쟁은 전체 시장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별정시장 건전화 추세는 미래지향적인 사업 기반을 가진 업체의 성장을 보장하는 대신 이전의 시장공략 방식을 고집하는 업체의 경쟁력은 끌어내리는 자연스러운 시장 조건이 돼가고 있다는 데 특히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시장전략 변화와 함께 패킷·서킷망 접속번호 단일화 조치에 따른 질 좋은 IP망 도입 및 통화품질 경쟁, 데이터사업 결합을 통한 수익 확대 경쟁 등이 앞으로도 별정시장 여건을 호전시키는 추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전문가는 『통신의 경계가 허물이지고 별정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제부터라도 별정통신 도입의 진정한 목적과 효과를 달성하는 계기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며 『외국 업체와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을 갖추는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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