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남부 휴양도시 칸. 이곳에서는 영화제말고도 매년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음반박람회 「미뎀(MIDEM)」이 개최된다.
최근 막을 내린 미뎀에는 유럽을 비롯해 세계 96개국에서 음반사, 기획사, 배급업자 등 4500여개 업체가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올해 미뎀에 참가한 국내 음반관련 업체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한국관에 자리잡은 35개 업체와 개별 참가업체를 모두 합치면 50여개에 달한다.
미뎀 한국관은 지난 99년 처음 만들어진 후 올해로 세번째를 맞았다. 전시장 규모도 매년 늘어나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디자인도 현지 디자인업체에 의뢰해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노란색으로 깔끔하게 꾸몄을 뿐 아니라 상담석도 40석으로 늘렸다.
박람회 기간 내내 한국관은 빈 상담석이 없을 정도로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갔다.
수년동안 미뎀에 참가해 왔다는 한 음반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하고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며 『한국관을 통해 국내 음반업계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뎀 한국관은 그동안 음반협회에서 주관해 오다 올해부터 문화부 산하기관인 문화산업지원센터로 바뀌었다. 정부기관에서 직접 운영하는 만큼 한국관 참여업체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고 대부분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들은 주관사가 정부기관이다 보니 너무 실적만을 좆는 것 같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람회 특성상 현장에서 바로 수출계약이 이뤄지기도 어려운데 「수출계약과 상담실적을 빨리 제출해 달라」는 등의 요구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상담 실적이 저조하면 정부의 지원이 줄까봐 뻥튀기 실적을 제출하는 업체도 있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상당수 음반업계 관계자들은 문화상품 수출과는 별개로 당장 실적이 없더라도 우리 대중문화를 지속적으로 알리기 위해 박람회에 계속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전시주의, 한건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그 때문인지 음반산업 환경이 온라인과의 통합으로 급변하고 있는데도 한국관에는 인터넷 전용선 하나 깔려 있지 않았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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