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經癒着<25>
『내가 온 힘을 다 기울여 창투사를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 막대한 돈을 벌게 했습니다. 그런데 거래처 주식을 사서 이득을 보았다고 나를 단칼에 쳐버린 것이 섭섭하다는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할수록 억울합니다. 화가 나서 편지를 보내기는 했지만.』
『자네는 지금 무역회사를 차린 모양인데 큰 돈을 벌 수도 없을 뿐더러 제대로 된 기업인도 되지 못할 걸세. 지금의 그 생각을 버리지 않는다면. 악담을 하는 듯하지만, 그런 생각은 기업인의 품성이 아니야. 우리는 자본주의 생리 속에 있네. 자본주의는 사업이 성공하면 투자한 오너에게 모든 영광이 돌아오네. 그것은 실패할 경우 그 실패의 절망도 모두 오너에게 돌아가듯이. 자네가 창투사를 경영해서 상당한 이득을 본 것은 인정하네. 그리고 그로 해서 내가 막대한 이득을 얻은 것도 사실일세. 그러나 만약 실패했다고 하여도 자네는 임원이라 별다른 책임이 없지. 돌아오는 것이 있다면 일자리를 잃는 것이 고작이겠지. 그러나 나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지. 바로 그 차이지. 그리고 아무리 공이 커도 불법은 용납할 수 없어. 자네는 불공정 거래를 하지 않은 거야. 아무리 공이 커도 나는 자네를 파면시킬 수밖에 없지.』
『모두 지나간 일입니다. 그 말을 하려고 뉴욕까지 날아왔습니까?』
『자네를 만나러 뉴욕에 온 것은 아니야. 나는 곧 쿠바로 가서 거기서 다시 남미로 가야 하네. 해외로 사업거래처를 확대하는 것이 나의 목표고, 이제는 중미와 남미로 시선을 돌렸지.』
『참으로 바쁘신 분을 내 사무실까지 방문하게 해서 미안하군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그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했다.
『시작은 좋았는데, 결국 이런 악연을 만들어 유감이군. 그런 악연을 만든 것이 누구인지 반성해 보게. 그리고 앞으로 다시 한번 괴편지를 보내면 그땐 용서하지 않을 걸세. 나에게 어떤 불이익을 초래하는 한이 있어도. 자네가 미국에 와 있다고 법망을 벗어났다는 착각은 하지 말게. 설사 법망을 벗어났다면 그땐 내가 직접 응징할 것일세.』
『대단한 협박이군요. 나를 암살이라도 하겠다는 뜻인가요?』
『못할 것도 없지. 다시 나를 위해하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네.』
『위해한다고요? 하하하, 사장님은 자신이 상당히 선량하고 정당한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사장님은 상당히 고지식하고 부처 가운데 토막 같은 착각을 하지만, 실제는 할 짓을 모두 다 하는 위선에 가득찬 기업인입니다. 그 흔한 기업인의 군상에서 특별하지도 않고 위대하지도 않은 존재라는 자각을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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