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프로그램공급업자(PP)와 케이블TV방송국(SO)들이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한국케이블TV PP협의회 정창기 회장은 경쟁매체인 위성방송에 대응하기에 앞서 업계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올해의 사업계획을 밝혔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1년간 PP와 SO 모두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추진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심한 의견충돌을 경험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올해분 계약을 마무리짓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PP와 SO간 힘겨루기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방송시장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며 『특히 올 상반기 중계유선방송의 SO전환으로 인한 시장질서 붕괴를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지역에 다수 SO가 등장하면서 채널 묶음 가격이 천차만별로 책정되는 등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케이블TV 시장의 새 질서를 확립하는 첫 걸음으로 현재 추진중인 올 프로그램 개별계약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PP와 SO가 단체계약을 통해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사용료를 지불해온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단체협상을 통한 개별계약」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사업자간 이견조정 작업에 나서는 등 할 일이 더 많아졌다』고 말한다.
개별계약에 대해서는 『올해는 단체계약에서 개별계약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만큼 방송위원회로부터 승인받은 40여개 PP는 기본형에 포함시켜 가능하면 모두 전송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냐』며 『SO의 입장에서도 다수 채널을 저렴한 가격에 내보내는 것이 새로 등장한 SO와 경쟁하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공급협상의 조기 마무리를 위해 정 회장은 PP협상단을 구성하고 채널별 단가와 채널 묶음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중이다.
그는 이번 협상의 최대 목표가 『PP협의회의 최대 회원사가 적정한 가격에 송출되는 것』이라며 『협상 과정에서 초저가 채널 묶음이 형성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올 하반기 본격화될 위성방송과 어떻게 상호 공생의 틀을 짤 것인가도 그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그는 그동안 단일화됐던 프로그램 공급 창구가 다각화된다는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할 일이지만 케이블TV의 유료 가입자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위성방송사의 현실에 비추어보면 PP들에 결코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방송의 채널편성과 관련해 정 회장은 『KDB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치중하지 말고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고루 편성하는 등 케이블TV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PP들 역시 콘텐츠의 질을 높이기 위해 투자의 폭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같은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이 케이블TV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 또 케이블TV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현재 시청자의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하는 시청률 조사방식을 개선하고 광고주들이 케이블TV를 바라보는 마인드도 바뀌어야 한다』며 『99년의 경우 전체 2조원 규모의 광고시장에서 케이블TV는 약 1180억원의 광고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PP들이 적정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SO측의 정확한 가입자수 산출도 중요하다고 그는 지적한다.
『광고시장 확대에 있어 가입자수는 주요 평가의 척도』라고 강조하는 그는 『방송위원회도 지난해 SO와 PP측이 산출한 가입자수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2년 3월까지 이제 1년 남짓한 임기를 남겨둔 정 회장은 『지난 1년이 10년처럼 느껴졌다면 올해는 이보다 더 길게 느껴질 것 같다』며 『올해는 SO와 PP가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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