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가 되면 항상 비슷하게 받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새해 계획을 잘 세울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이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계획 세우는 자체를 몰라서라기보다 상투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의 적은 「최악」이라기보다는 「무난함」이라는 말이 있다. 상투적이거나 무난함이 아닌 「최선」의 결심을 세우기 위해 다음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나의 지배 가치·역할·사명을 다시 한 번 수정하라는 것이다.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 내가 최우선 순위로 여기고 있는 가치들은 무엇인가. 나의 주요한 인간관계는 어떤 것들이며, 그 역할에서 내가 수행할 책임은 무엇인가. 나의 독특한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먼저 정리해야 한다.
둘째,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것 한두 가지를 결심하고 적어라. 먼저 새해를 맞아 결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모든 것들을 빠짐없이 적어보라. 이것들을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읽어보고 그중에서 시도할 준비가 안된 것들은 지우고 일 년을 통해 이것 하나만 실행해도 가치있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일을 하나 또는 두 가지로 압축하라.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목표 수립, 백화점식 목표 수립 등은 초점을 잃고 역량을 분산시킬 우려가 있다.
셋째, 단계별로 구체화하고 시각화하고 필요하다면 과감히 투자하라. 6개월 이상 또는 1년 정도의 목표는 한 걸음에 성취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목표 도달 경로를 구체화하라. 이를 그림이나 마인드맵 등으로 나타내서 시각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목표의 중간 단계와 각각의 마감 시한을 명시하면 실천 가능성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 목표를 설정했다면 그 달성을 위한 과정에서 요구되는 모험과 투자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노력하고 투자한 만큼 목표는 확고해질 것이다.
넷째,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구하는 게 좋다. 혼자만의 결심으로는 실천하기 어렵다. 따라서 자신의 목표와 계획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스승·코치 혹은 안내자 역할을 할 사람을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해의 주요 시점마다 점검할 사항과 시기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진행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지원과 격려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을 위한 목표보다는 그 의미와 뜻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자신만을 위한 계획일 경우 조그만 어려움에도 자칫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성취하는 것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또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가치·사명과 연계돼 있을 때,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내면에 잠자고 있는 공헌의 욕구와 마주칠 때 강렬한 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 목표·계획이 자신이 존재해야 할 이유를 분명히 해주고 실천 과정이 그 가치를 스스로 확인해 나가는 것이라면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작심삼일로 희미해져 가기보다는 점점 강한 실천력을 동반할 수 있을 것이다.
연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과 운동·자기 개발·저축·여행·봉사 등을 결심한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말쯤에는 자신이 무엇을 연초에 결심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어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를 보면 가장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기에 앞서 바로 자신에게 적용해볼 일이다.
<이경재 한국리더십센터 교수 jay@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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