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73) 벤처기업

政經癒着<9>

『한라DNA닷컴의 캔디 오라는 여 사장과 불륜을 가지면서 그 기업에 60억원의 투자를 해서 날렸다는 것은 실제입니까?』

진 국장이 마치 칼을 빼들어 한번 멋있게 휘두른다는 식으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움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구체적인 것을 그가 알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투서에 그렇게 썼습니까?』

『투서에는 그렇게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지만. 그런 말이 돌아요.』

한라DNA닷컴에 50억원을 투자하고, 추가로 10억원 투자해서 60억원이 들어간 것은 공식적인 일이어서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캔디 오와의 불륜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 세상에서 그녀와 나만이 알고 있는 일로 생각하고 있는데, 어째서 그녀와의 불륜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투서에 없다면 그것은 소문으로 들었다는 말씀 같은데 금감원이 소문을 듣고 조사를 하기도 합니까?』

『조사한 일이 없다고 하지 않았소. 금감원은 금융감독기관이지, 기업체의 오너 도덕성이나, 창투사 스캔들을 조사하는 곳은 아니오. 물론 증권사의 부정한 주식 거래에 대해선 조사하지만, 어쨌든 투서가 들어와도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익명의 투서는 조사하지 않는다니까요.』

『그렇다면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하지 마십시오.』

『최 사장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하오. 하지만 그런 투서가 계속 들어오고, 그것이 설사 익명이라고 할지라도 투서가 폭주하면 실무자들은 조사를 하겠다고 해요. 익명은 모함하는 것이니 조사하지 말라고 내가 막고는 있지만, 실무자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고 하면서 나서는 것입니다. 부하들의 입을 막으려면 내가 술을 사야 하는 문제가 있어 나도 힘들지요.』

이제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내가 알아서 먼저 운을 떼야 하지만, 계속 모른 척하고 딴 소리를 하자 그가 먼저 요구하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기분이 나빠질 대로 나빠져서 그와 더 이상 마주 앉아 있기조차 싫었다.

『알겠습니다. 충고를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조심하겠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 그 문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합시다.』

『네, 잘 알겠습니다.』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내가 계산하려고 하자 그가 막으면서 자기의 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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