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암컷은 울지 않는 벙어리다. 만일 주식회사의 경영자가 벙어리 매미와 같다면 그 회사의 21세기는 결코 희망적이지 않을 것이다.
물론 중구난방, 말 많은 경영자가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경영자의 무게있는 말 한두 마디는 곧 그 회사의 청사진이자 목표다. 특히 21세기에 맞는 경영자로는 묵묵히 자기일만 하는 굴뚝형 인물보다는 개방적인 인물에게로 선별의 무게추가 기울기 마련이다.
현대전자 통신부문장인 송문섭 부사장(48)은 이달로 취임 7개월째다. 그는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사업방침이나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현대전자 통신사업의 방향타를 쥔 채 벙어리 경영철학(?)을 선보이고 있다. 통신사업부문 사령탑으로선 너무 조용하다.
현대전자 통신부문은 매출만도 1조1500억원(99년)에 달한다. 삼성전자·LG전자와 함께 국내 이동통신장비산업의 기둥을 형성하고 있다.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사업에서 현대전자의 통신장비가 한 축을 형성할 것이고 북한 서해안공단과 평양을 중심으로 펼쳐질 대북통신사업의 주체가 될 전망이다. 그만큼 현대전자 통신부문장은 중요한 자리다. 그런데도 송 부사장은 심할 정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5월 송 부사장의 통신부문장 취임에 즈음해 현대전자 임직원들로부터 들은 근황은 『업무 파악에 여념이 없다』는 것이었다. 취임 후 3개월이 지났을 때 들려온 그의 근황은 『해외출장중』이라는 답변뿐이었다. 이후로도 송 부사장은 두문불출이다.
송 부사장이 통신부문장으로 취임할 무렵 현대전자 통신부문의 전무이사 6명을 포함한 임원 10명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 당시의 임원 퇴출은 박종섭 현대전자 대표가 삼성전자에 몸담고 있던 송 부사장을 스카우트하면서 그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조치였다는 게 후문이다.
송 부사장 스카우트 과정에서 너무 많은 피(?)를 부른 탓에 오히려 그의 입지가 더욱 위축된 것은 아닐까.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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