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들어 세계 경제는 e비즈니스를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 애초부터 「닷컴」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태어난 신생업체들은 물론 제너럴일렉트릭(가전업체), 제너럴모터스(자동차업체)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체도 너나 할 것 없이 e비즈니스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개념인 e비즈니스를 정확히 이해하는 기업은 드물다.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실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특히 굴뚝산업체들에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경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e비즈니스를 도입하지만 일종의 구색 맞추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의 CEO들은 어떻게 고민을 해결해야 할까. 뜬구름처럼 여겨지는 e비즈니스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부터 시작해서 자신들의 회사에 알맞은 사업모델을 제시해 주고 이를 위한 홈페이지 구축, 솔루션 제공, 컨설팅 등 e비즈니스의 A에서 Z까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구세주」는 없을까.
포레스터리서치(http://www.forrester.com)와 공동으로 기획하는 「EC커런트」 아홉번째 이야기는 최근 e비즈니스의 활성화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e비즈니스 컨설팅업체 즉, eCI(eCommerce Integrator)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e비즈니스가 새로운 개념이듯이 eCI 또한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eCI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업체들의 e비즈니스를 기획단계부터 사업 착수, 향후 관리까지 총괄적으로 지원하는 e비즈니스 전문 컨설팅업체다. eCI의 활동은 홈페이지 제작, 솔루션 제공 같은 기술적인 면은 물론 사업방향을 잡지 못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업체에 성공할 수 있는 e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주는 전략적인 측면도 포함한다. 특히, 최신 시장 동향과 함께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근거로 성공 사업모델을 제시해 주는 전략적인 지원은 섣부른 e비즈니스 도입으로 낭패를 보기 쉬운 굴뚝산업체들에 큰 도움을 준다.
이처럼 eCI에 대한 중요성이 제기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eCI에 도움을 청하고 나섰고 이에 따라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기존의 대형 컨설팅업체들은 e비즈니스 지원을 위한 조직을 강화하였고 신생업체들의 진출 러시도 이어졌다. 현재 e비즈니스 컨설팅시장은 196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는 eCI들 중 진정으로 기업의 e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업체는 얼마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eCI가 등장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 과연 어떤 업체가 훌륭한 업체인가를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이러한 상황에서 eCI 업계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 총 152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 이중 40개 우수 업체를 선정하여 등위를 매겼다. 표참조
조사결과 놀랍게도 모든 분야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얻은 업체는 나타나지 않았다. 1위를 차지한 세이피언트조차도 50점 만점에 35점밖에 얻지 못했다. 고작 6개 업체만이 30점 이상을 기록했으며 27개 업체가 20점대에 머물렀다. 나머지 7개 업체는 간신히 10점을 넘었다.
게다가 5가지 측정항목 모두에서 7점 이상을 얻은 업체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e비즈니스의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eCI들의 선전이 과장된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상위권에 속하는 eCI들조차도 그다지 훌륭한 평가를 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레스터는 우선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 업계 상황을 원인으로 꼽았다. 현재 eCI들은 고객사들로부터 많은 작업 주문을 받고 있지만 작업의 결과물에 대한 품질 개선 요구 압력은 적게 받고 있다. e비즈니스 컨설팅을 해 줄 수 있는 업체보다 e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싶어하는 업체가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적어도 앞으로 2년 동안은 eCI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고객을 고를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넘쳐나는 시장의 상황은 자연히 eCI들로 하여금 현재의 서비스 수준에 안주하게 한다. 지금의 eCI들은 자신들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그다지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아님에도 엄청나게 치솟는 가격에 불만을 느낀 고객들은 다른 eCI를 찾아보기도 하지만 이 또한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eCI들이 자사의 독특한 서비스를 강조하지만 실제 서비스 품질에서는 별다른 차별성을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나은 업체를 고용한다는 것이 어려
운 상황이다.
물론 서비스의 신속성, 웹디자인 등 특정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며 타 업체들과 구분되는 eCI들도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eCI들이 차별화를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eCI시장에 변화의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포레스터는 최근 eCI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4가지 동향을 지목하고 이러한 흐름이 향후 eCI업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 업체들의 분발
90년대 중후반에 생겨난 신생 컨설팅업체들은 기존의 대형 컨설팅업체들을 위협해 왔다. 에이전시닷컴 같은 업체들은 새로운 e비즈니스 환경에 대형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대응하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앤더슨컨설팅, IBM글로벌서비스, KPMG컨설팅 같은 대형 업체들도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새로운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 2년 동안 인터넷 분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경험을 축적하면서 신생업체들에 빼앗겼던 시장을 되찾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인수합병(M&A)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세이피언트는 활발한 M&A로 경쟁력을 높였다. 고객관리에 강점을 지닌 E-랩을 인수했으며 디자인 부문 강화를 위해 스튜디오아키타이프와 어드제이선시를 흡수했다. 조사결과에서 지적됐듯이 e비즈니스 컨설팅을 위한 여러 부분에서 고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업체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M&A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한다고 할 수는 없다. 최근 들어 eCI의 고객들은 하나의 eCI를 고용하기보다는 여러 eCI와 관계를 맺고 있다. e컨설팅의 모든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eCI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고객들이 자사에 필요한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eCI들을 선별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의 상황은 eCI의 경영진들을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한다. 종합 컨설팅을 지향하기 위해 모든 영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타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비즈니스모델, 마케팅, 웹디자인 같은 특정 분야를 특화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회사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결단이 될 것이다.
◇전문 인력의 이동
eCI의 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이 방면에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전문 인력이다. 따라서 eCI들은 우수한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많은 포상금(?)을 걸어가며 인재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경쟁 eCI업체들뿐 아니라 eCI의 고객사들도 전문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매번 컨설팅업체의 힘을 빌리기보다는 e컨설팅 전문가를 고용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에서다. 이러한 인력 이동은 eCI업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광고대행사의 부진
오길비앤드매더와 DDB 등의 대형 광고대행사들도 e비즈니스 지원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아직 e비즈니스 관련 수익규모가 미미하고 전문인력도 부족해 이번 조사에서 40개 업체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 광고대행사의 e컨설팅 사업이 앞으로도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인지 아니면 경험을 쌓아가면서 영역을 넓혀갈 것인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상황에서 eCI의 고객들은 어떠한 점을 유념해야 할까.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e비즈니스를 위한 모든 것을 제대로 지원하는 업체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굳이 모든 것을 아웃소싱할 필요는 없다. e비즈니스를 추진하고자 하는 업체들은 자사가 꼭 필요로 하는 부문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파악하고 eCI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e비즈니스 모델 수립에는 자신이 있지만 실제 이를 위한 웹 콘텐츠 제작에는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 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eCI를 찾아야 할 것이다.
또한 eCI와의 작업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이길 원한다면 자체적으로도 e비즈니스 전문인력을 많이 보유해야 한다. eCI의 작업을 이해하고 상호간에 공동작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있다면 e비즈니스 추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e컨설팅업체 평가 3대 원칙
포레스터는 우선 자체 자료와 언론자료, 시장조사를 통해 152개 업체를 조사 대상으로 선택, 다음 3가지 원칙에 근거하여 평가했다.
◇e비즈니스 수입
수입이 많다는 것은 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곧 업체의 능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터넷과 관련된 사업으로 인한 수입(revenue)이 연간 1500만달러 이상인가를 평가했다.
◇전문인력
사업전략 수립(a), 고객 지원(b), 기술 지원(c) 등 eCI로서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인적자원을 조사했다. (a) (b) 부문에 배치된 인력이 전체 조직원의 15% 또는 50명 이상이 되는지와 (c) 부문에 할당된 인력이 전체의 50% 또는 150명을 넘는지를 조사했다. 이중 2가지 이상을 만족시키는 업체에 우선점을 두었다.
◇e비즈니스 비전
eCI의 간부진들에게 「2년 후에 무엇이 당신의 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하나」 「당신의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는 2가지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대답을 토대로 업체가 e비즈니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지와 인터넷 환경의 변화에 따른 향후 사업 방향을 수립했는지를 평가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상위 40개 업체를 선정하였고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정밀심사를 실시했다.
포레스터는 각 업체 간부와 2∼3시간에 걸친 인터뷰와 실제 컨설팅 결과물을 통해 업체의 e컨설팅 능력을 점검했고 결과물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를 알아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전략, 마케팅, 웹디자인, 기술, 비즈니스(파트너십 및 기타 사업지원) 등 5개 분야에 걸쳐 점수를 부여한 후 결과를 각 업체들에 보내 잘못된 부분에 대한 수정의 기회를 주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통합하여 40개 업체에 대한 순위를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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