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증시가 폭락하며 블랙먼데이로 몸살을 앓았다.
서울증시는 이날 나스닥 폭락, 대우자동차 매각 지연, 고유가 등 3중고를 이겨내지 못하고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이 전날보다 각각 47.01포인트, 10.70포인트 하락한 581.19와 88.5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은 지수 100선이 붕괴된 지 하루만에 90선이 무너졌고 거래소시장은 사상 두번째로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되며 600선이 붕괴됐다.
◇현황=지난 15일 대우자동차 매각 연기에 따른 주가 하락폭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주말동안 해외 유가가 전고점을 다시 돌파하고 대우자동차 매각에 관한 뾰족한 해결책도 나오지 않은 것이 월요일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또 한동안 잠잠했던 반도체 경기논쟁이 다시 불거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지난 15일(현지시각) 3.01% 하락한 것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해외 반도체주 하락의 여파로 전날보다 1만9000원 하락한 19만8500원으로 떨어졌고 현대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주 하락은 SK텔레콤 등 대형 통신서비주를 비롯해 전반적인 정보기술(IT)의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LG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 논쟁을 감안하더라도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현 주가는 지나친 과매도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올 하반기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실적과 영업환경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디까지 무너지나=거래소시장의 회복 시점이 가장 큰 관건이다. 증시전문가들은 19일 오전장까지 하락세가 지속되다 오후장부터 매수세가 서서히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우차 매각 지연 등 3대 악재가 18일 증시에 충분히 반영됐고 낙폭 과대를 인식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며 진정국면이 연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 17일 처음으로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된 다음날 거래소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대우증권 김분도 연구원은 『일단 단기 쇼크가 마감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상승폭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일시적인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거래소시장보다 코스닥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코스닥시장은 그동안 수급불균형 등으로 장기침체 국면을 보이다가 거래소시장 폭락 여파까지 겹치면서 폭락장을 연출했다. 코스닥시장 자체의 악재보다는 거래소시장의 폭락으로 동반 하락했기 때문에 거래소시장의 반등만 이끌어낸다면 상승폭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최근 신규등록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유입되지 않고 증자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서서히 상승모멘텀을 찾아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굿모닝증권 김동준 연구원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대우자동차 매각이 결정나고 정부의 증시부양책이 발표되면 상승세로 반등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 80선까지 밀리면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안은 없나=서울증시 패닉(심리적 공황)으로 비유될 만큼 폭락장을 연출하자 근본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시는 정부의 활성화 대책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 벤처산업의 산파 역할을 톡톡히 해낸 코스닥시장의 붕괴 양상은 IT산업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을 살리기 위해 무엇보다 수급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 투자자들이 시장을 살리기 위해 모두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원론적인 주장만 되풀이할 뿐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일각에서는 시장퇴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주가조작 등 시장 건전성을 해치는 업체들을 과감히 퇴출시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수급불균형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선별 기준 마련과 코스닥시장의 감시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