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영 WAP시장 달아오른다

무선사업자와 은행 간의 제휴가 전례없이 활발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무선인터넷의 일종인 WAP(Wireless Applicatin Protocol)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보다폰에 이어 국영통신 사업자인 BT셀넷(Cellnet)이 소매 금융업체인 핼리팩스와 손잡고 공동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음성 무선 서비스 분야에서 그동안 경쟁업체에 뒤처져온 BT셀넷은 초기 WAP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5만대의 WAP 단말기를 제휴 은행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등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WAP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급변하는 하이테크분야의 중요한 이슈를 선정, 컨설턴트가 직접 분석한 자료를 고객에게 제공해 주는 세계적 시장조사 회사인 미국 버지니아의 커런트애널리시스(Current Analysis http://www.currentanalysis.com)가 분석한 영국 WAP시장 현황 자료를 아웃소스 코리아의 협조로 입수해 소개한다. <편집자>

◇BT셀넷 WAP시장 참여=이달 8일 영국에서 개인(소매)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핼리팩스그룹(Halifax Group)은 BT셀넷과 핼리팩스 산하 인텔리전트파이낸스(Intelligent Finance)와 무선 뱅킹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이 계약을 통해 BT셀넷은 15만명의 인텔리전트파이낸스 고객에게 무료 WAP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며, 인텔리전트파이낸스는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는 모바일 뱅킹 분야를 선점하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 인텔리전트파이낸스의 고객들은 WAP폰을 이용하여 잔액 및 거래 조회와 계좌이체를 할 수 있게 되며, 이동중에는 물론 집에서도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향후 전망=커런트애널리시스는 BT셀넷이 금융권의 선두 업체인 핼리팩스와 손잡고 시작하는 무선 뱅킹 솔루션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이 거래는 경쟁 무선사업자인 보다폰이 울위치은행(Woolwich Bank)과 협력하여 개시한 뱅킹 서비스에 대해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BT는 보다폰의 대성공으로 인해 손실된 대부분의 기반을 다시 되찾게 될 것이고, 15만명의 운좋은 가입자들에게 무선 휴대폰을 선물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BT셀넷/핼리팩스의 무선 뱅킹 서비스에 대한 가입요청이 쇄도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 발표하는 새 뱅킹 솔루션은 이제 막 형성단계에 있는 WAP시장에서 BT셀넷의 입지를 강화시켜 줄 것이다. BT셀넷은 영국내 가입자 수에서 보다폰에 이어 2위를 고수해왔지만 보다폰의 공격적 글로벌 확장 전략으로(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오랜 기간동안 위축돼 왔기 때문에 입지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약 2년 후에는 영국의 이동전화 사용자들이 WAP 기반의 서비스로 모두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WAP시장은 BT셀넷에 이런 악연의 사슬을 끊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장을 선점하게 되면 BT셀넷으로서는 보다폰에 회심의 일격을 가하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핼리팩스와의 계약은 WAP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차세대 이동전화서비스인 GPRS를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셈이 된다.

하지만 보다폰이라고 가만히 있을 리는 없다. 보다폰, BT셀넷 심지어는 오렌지(Orange)까지 이 시장을 두고 경쟁함에 따라 향후 몇 개월 후에는 더 많은 무선 뱅킹 서비스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15만개의 WAP 휴대폰을 무료로 뿌리겠다는 전략은 BT셀넷에는 성공적이다. 보다폰이 기존 지위를 유지하려면 BT셀넷의 마케팅 전략을 모방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욱이 보다폰에는 지금까지 피해왔던 WAP 선불시장을 공략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BT셀넷만이 선불시장 WAP 서비스를 개시한 상태며 보다폰은 BT셀넷을 따라잡으려면 앞으로 수개월 이내에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보다폰의 예상되는 대응은 공격적인 전략일 수도 있다. 보다폰의 울위치은행과 연계한 뱅킹 솔루션은 BT셀넷의 서비스보다 한가지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 즉 보다폰UK에 가입한 울위치 고객은 할인된 서비스 요금을 제공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보다폰으로서는 고객이 비록 처음에는 단말기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사용료를 할인받기 때문에 결국 단말기 비용을 상쇄하고도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는 기간이 매우 길다는 점을 홍보하면 된다.

최근의 이러한 제휴 환경에서 실제 패배자는 아마도 오렌지다. 적극적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WAP기반 서비스를 최초로 개시했고 무선 홈뱅킹 서비스를 최초로 제공한 회사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 두개의 서비스중 어느 것도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오렌지의 WAP 서비스는 99년 말에 시작되었지만 WAP 휴대폰의 공급 부족으로 고객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무선 홈뱅킹 서비스는 아직 테스트 단계로서 많은 고객들이 보다폰과 BT셀넷의 최근 서비스 발표에 귀가 솔깃한 상태다. 하지만, 상황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원투원(One2One)이 아직 WAP 서비스를 전혀 시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BT셀넷의 무선 뱅킹 서비스 시작으로 이 회사는 WAP시장에서 강력한 초기 성장세를 확보하게 돼 최소한 핼리팩스의 2100만명의 고객에 대해 강력한 경쟁 우위를 갖게 될 것이다.

BT셀넷은 15만대의 무료 휴대폰을 제공함으로써 휴대폰 가격을 낮추려는 다른 무선 사업자에 압력을 주고 있다. 그 결과, 이와 유사한 조치가 난무하여 영국 시장은 저가 WAP 휴대폰으로 넘쳐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달 보다폰이 개시한 유사한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한 BT셀넷의 전략으로서 이 회사를 영국 시장에서 수위 WAP 제공업체로 자리매김하도록 도와줄 것으로 예상된다.

BT셀넷과 핼리팩스는 15만개의 휴대폰을 무료로 제공하여 상당히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게 되어 WAP시장을 주도하는 사업자로서 등극하게 될 것이다. 핼리팩스가 21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BT셀넷은 자연스럽게 강력하고 새로운 판매 채널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BT셀넷의 새 WAP 서비스는 핼리팩스에 계좌를 갖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고객들은 새 인텔리전트파이낸스 기반 서비스를 받기 위한 서명을 해야 하고 이 계좌에 월급을 자동 이체해야 한다. 신용카드 발급을 위해 서명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BT셀넷은 무선서비스 월 사용료 할인같은 비용 절약 서비스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최초로 가입하는 15만명의 가입자를 위한 무료 WAP 휴대폰은 제외). 많은 고객들이 무료 WAP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므로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핼리팩스가 강력한 브랜드 인지도를 이용하고는 있지만, 이 브랜드는 내셔널웨스트민스터(National Westminster)나 리요드TSB(Lloyds TSB)같은 대형 은행의 브랜드에는 미치지 못한다.

◇벤더와 경쟁사들이 취해야 할 조치=BT셀넷은 앞으로 3∼6개월간 제휴 가능한 은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많은 은행과 계약하여 초기에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BT셀넷과 핼리팩스는 이번 서비스를 홍보하는 대대적인 공동 마케팅을 벌여 인지도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특히 무료 WAP 휴대폰을 집중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핼리팩스는 가입자가 자기은행에 급여 통장을 개설해야만 한다고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가입 기준을 완화해 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 서비스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보다폰UK는 현재 울위치은행과 연계해 제공하는 무선 뱅킹 솔루션을 강조해야 하며 이 서비스와 관련하여 고객이 예금을 예치해 놓으면 고객의 서비스 월사용료 20%를 할인해 준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보다폰과 다른 사업자들은 몇 개월 내에 다른 은행과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지 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은행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적어도 단기적 예측을 하자면). 따라서 사업자들은 가능한 한 많은 은행과 연계하여 뱅킹 서비스를 개시해야 한다.

오렌지는 다른 경쟁사들을 따라 잡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냇웨스트(NatWest)와 연계하여 무선 금융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 원투원은 바로 지금 WAP 서비스를 시작해야 한다. 이 회사가 WAP시장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이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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