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콘텐츠 싸움"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영화 「거짓말」을 어떤 매체를 통해 보았는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 응한 1048명 중 50%가 「거짓말」을 봤으며 이 중 94%가 인터넷이나 PC통신에서 다운로드했거나 불법 유통되는 CD 또는 테이프를 통해 접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인터넷에 「거짓말」 파일이 업로드된 경위는 외국에서 열린 영화제에 참석한 누군가가 디지털 카메라로 상영되는 영화를 촬영, 동영상 파일을 올렸다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거짓말」 얘기를 하는 것은 선정성이나 불법복제 문제를 다루고자 함이 아니다. 세계를 무대로 하는 인터넷 시대에 영화나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산업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함이다.

 「거짓말」은 선정성 여부를 떠나 대중의 구미에 맞거나 자신에게 꼭 필요한 콘텐츠라면 네티즌들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 한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인터넷은 콘텐츠 싸움이다. 일반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콘텐츠가 바로 영화나 음악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엔터테인먼트라는 분야는 더 이상 단순한 눈요기거리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나 국가에 막대한 이익을 주는 굴뚝없는 유망산업으로 부상했다. 미국 영화 한편이 우리 나라 자동차 수만대와 맞먹는 수출 실적을 올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인터넷 기업들도 엔터테인먼트에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물산이 인터넷 방송국 「두밥」을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재편중이고 미디어 검색 포털 서비스인 스트림박스코리아를 비롯해 많은 업체들이 대규모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또 드림라인이나 하나로통신·두루넷 등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 SBS나 MBC 등 공중파 방송국도 인터넷을 통해 주문형 비디오(VOD) 및 생방송을 기획하는 등 이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내 네티즌만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인터넷 붐을 타고 해외에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더 나아가 콘텐츠 수출까지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인터넷부·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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