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네트워크 벤처업체들의 한국시장 진출은 디스트리뷰터를 통하는 소극적 방식에서 탈피, 지사를 설립, 국내 고객과의 밀착영업을 시도하는 적극적 영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이들은 특화된 기술뿐만 아니라 나스닥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력도 갖추고 있어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뛰고 있나=미국계 네트워크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97년 말부터지만 IMF가 터지면서 더이상 진척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이 비교적 단기간에 IMF를 극복하고 정부가 상당한 자원을 정보통신분야에 집중하면서 이들의 한국시장 재진출도 급속한 흐름을 타게 됐다. 아시아 통신 네트워크통합(NI)분야 최대 업체인 싱가포르의 데이타크레프트가 국내 NI업체인 퍼펙트네트워크와 커미스네트워크를 잇따라 인수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백본라우터 제품으로 유명한 미국의 주니퍼네트웍스가 국내 지사를 설립했다.
올해는 미국의 익스트림네트웍스가 임시 지사를, 애로포인트가 다음달 3일 현지법인을 정식 발족한다. 익스트림네트웍스는 현재 정식 법인 등록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여서 한두달내에 정식 지사가 출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역시 미국의 대표적 벤처인 파운드리네트웍스·레드백네트웍스 등도 국내 진출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시장을 노리나=주요 타깃은 올해 활발히 구축될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맞춰져 있다. 이들의 주력제품이 기업이나 소호형과 같은 중저가 시장보다는 하이엔드 시장 제품군에 특화돼 있을 뿐만 아니라 신생업체로서 기존 사이트보다는 신규 시장 진입이 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통신이 올해 5000억원을 투자, 대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를 구축키로 한 데 이어 하나로통신·데이콤 등 기간통신사업자를 비롯, 다수의 ISP들이 올해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거나 확장한다는 계획을 발표, 이들의 국내 진출을 앞당기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벌써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니퍼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대형 데이터센터인 IBR에 자사 백본라우터인 M40을 공급, 이 시장에서 「불패신화」를 누려온 시스코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애로포인트도 정식 지사설립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영업을 시작, 알타비스타·한솔PCS·신비로 등에 자사의 웹스위치를 납품했다. 이를 발판으로 규모가 가장 큰 통신사업자용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니퍼네트웍스는 올해 통신사업자 시장에 진출, 백본라우터부문에서 시스코와 양강체제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수립했다.
▲시장 파급효과는=경우에 따라서는 시장판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분석이다.
이들이 특화된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주니퍼(시가총액 231억달러), 익스트림(시가총액 47억달러) 등은 나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력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의 주식 시가총액은 기존 메이저업체인 스리콤(169억달러), 케이블트론시스템스(50억달러)와 맞먹는 수준이다. 애로포인트도 연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등장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한국쓰리콤·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 기존 해외 네트워크 장비업체다.
미 네트워크 벤처업체들의 제품은 이들 업체와 직접 부딪치는 하이엔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미 시스코의 아성인 백본라우터장비 시장에서 지각변동이 시작됐으며 한국쓰리콤이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해온 백본스위치 시장에서도 익스트림·애로포인트 등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장비업체들도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시장타깃이 서로 달라 직접적인 충돌은 없지만 국내 장비업체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하이엔드 제품으로 서서히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에는 국내업체들과의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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