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映振委 시나리오"

 문화관광부는 중대 결단을 앞두고 목하 고민중이다. 문화부는 운영위원의 집단 사표제출로까지 번진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5월 설립된 영진위는 출범과 동시에 삐걱댔다. 3개월만인 9월 신세길 당시 위원장의 사퇴, 10월 집행위원들의 집단 사표제출, 12월 박종국 위원장의 사퇴 등 어느 한때 조용한 적이 없었다. 이처럼 영진위가 표류해온 것은 매번 사안과 이유는 다르지만 결국은 집행위원 내부의 진보·보수 인사 사이의 갈등 때문이었다.

 문화부는 결석위원 7명을 새로 위촉, 이번주내로 영진위를 새로 출범시킬 방침이며 현재 인선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문화부는 영진위를 둘러싼 영화계 내부의 이같은 갈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결석위원 7명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영화계의 진보·보수 성향을 대표하는 양 단체의 의견을 듣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보수 성향의 영화인협회가 3인, 진보 성향의 영화인회의측이 12명의 위원 후보를 추천했다는 점이 문화부의 이같은 구상을 반증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화부가 되새겨야 할 점은 위원구성에 있어 진보·보수 성향의 인사를 적절히 구성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만 바뀌었을 뿐 진보·보수 성향의 인사들 사이의 갈등은 상존하며 똑같은 전철이 반복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문화부는 이번 위원 선임에 있어 일곱석의 자리를 영화계의 보수·진보 진영에게 고루 나눠주는 실수를 다시 한번 범해서는 안된다. 대국적인 차원에서 영화 관련 업계와 학계는 물론, 영상 문화상품의 소비자인 시민단체 관계자까지 그 대상 폭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화라는 문화상품이 갖는 산업적인 중요성을 고려해 벤처캐피털과 같은 경제계 전문가도 참가시키고 게임, 애니메이션, 디지털 콘텐츠의 전문가들도 포함시켜야만 영진위가 영상산업의 진흥을 위한 구심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문화부가 영화계의 보수·진보 성향의 대표 인사들로 결석위원을 구성한다면 또다시 영화계에 이끌려 같은 잘못을 두번씩이나 반복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문화산업부·이창희기자 changhlee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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